악보 제작소(28화)

작전 D-10

by MRYOUN 미스터윤

고태식과 박무열은 악보를 받았다.


고등보통학교를 졸업 후에 일찍이 서양문물을 접했던 태식과 무열이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악보라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특히, 피아노와 첼로, 바이올린과 같은 서양악기들은 조선인들에게도 소개가 되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경성(서울)에서는 양악기로 진행되는 연주회가 열리고 있었다.


박무열이 악보를 보았는데, 일반 악보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오선지에 그려져 있는 음표와 숫자가 적혀 있는 것은 보편적인 악보가 아니었던 것이다.


고태식 역시 악보를 열어보았고, 거기에는 악기에 대한 명칭이 적혀 있었고, 음표와 특별한 숫자와 기호가 적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해독할 줄 아는 사람만이 읽을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백호가 말했다. "태식 씨와 무열 씨가 보기에는 악보가 일반 악보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겠지요?"

박무열이 대답했다. "네,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이 받으면, 큰 차이는 느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태식도 말했다. "저도 무열 씨와 같은 생각입니다."


태식이 말했다. "그럼 이 악보들을 누구에게 전해 줘야 하는 것인가요?" 석재가 말했다. "연주회가 있는 날에 자신의 목에 한복에 쓰이는 붉은색 저고리 고름을 두른 여성이 보일 걸세...", "그 여성에게 전해주면 된다네"


박무열이 말했다. "이 중요한 문서(악보)를 여성 한 명에게 전달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을까요?", 백호가 대답했다. "네, 저희도 실수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악보를 전달하기 전에 그 여성에게 암호가 적힌 종이를 전달할 것입니다.", "그 암호를 읽은 후, 적힌 장소로 이동하면, 저희가 악보를 전해 줄 예정입니다."


고태식이 말했다. "그렇다면, 붉은색 저고리 고름을 목에 두른 여성이 보이면, 그 여성에게 접선 장소가 암호로 적혀 있는 종이를 전해 주고 나서 접선 장소에서 그대로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되네요."


백호가 말했다. "네, 맞습니다"


고태식이 말했다. "만약 그 여성이 그 장소에 오지 않거나, 붉은색 저고리 고름을 목에 두른 여성이 보이지 않으면 저희들의 임무는 못하게 되는 것인가요?"


백호가 대답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사전에 고민을 했었는데, 접선 장소에 악보를 전달해야 할 사람이 없는 경우가 발생되면, 저희들은 모두 철수해야 합니다."


박무열이 말했다. "이렇게 어렵게 준비한 작전을 철수한다는 말인가요?" 백호가 대답했다. "네, 작전을 철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발생되면, 다시 접촉 일정을 잡아서 황금성씨에게 알려줄 것입니다."


백호가 말했다. "앞으로 열흘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전달할 암호에는 저희가 접선할 장소가 적혀 있도록 준비하여 제공될 것입니다.", "경성 음악 연주회가 열리는 날 연습실과 가까운 장소로 안내해 줘야 합니다."


춘길이 말했다. "백호 대장, 저희가 해야 할 임무도 알려주십시오!"


백호가 말했다. "일단 춘길 의병장과 부하들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경성 음악홀 주변에 잠복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석재와 상수 씨는 저와 함께 안으로 들어갑니다.", "접선 장소에는 석재 씨가 대기하고 있어야 하며, 30인이 수령해야 할 악보를 동일하게 두 개의 가방에 넣어서 무대 뒤에 연주자들이 대기할 공간 옆에 있을 것입니다. 그중 가방하나를 석재 씨가 갖고 접선 장소에 있어야 하며, 다른 하나는 제가 갖고 있을 것입니다.", "일본어가 가능한 상수 씨는 붉은색 저고리 고름을 목에 두른 자에게 접선장소의 이름이 암호로 적혀 있는 종이쪽지를 전해 주십시오."


백호가 이어서 말했다. "고태식 씨와 박무열 씨는 귀빈역할을 위해 음악회에 좌석 맨 앞 줄에 앉아 주십시오"


다시 말씀드리면, "저는 가방하나에 30인의 악보를 들고 무대 뒤편 연주자 대기실 근처 공간에 있을 겁니다."

"상수 씨는 연주자 중 붉은색 저고리 고름을 목에 두른 여성을 확인하여 접근합니다. 그리고 쪽지를 줍니다."

"그 여성이 접선 장소로 이동하면, 석재 씨가 30인의 악보가 담긴 가방을 그대로 전해 줍니다."


"악보가 전달하는 그 순간까지는 서로의 연락 방법도 없고 서로의 존재를 알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실수 없이 진행되어야 하며, 접선 장소에서 악보가방을 갖고 가면, 제가 30인에게 악보가 모두 잘 전달되는지 옆에서 확인하고 있을 것입니다."


박무열이 말했다. "백호 씨 설명 중에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왜 가방을 두 개로 같은 악보를 넣어서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요?" 백호가 말했다. "중요한 문서이기도 하지만, 모든 악보가 그대로 전달되어야 하는데, 가방이 잘 못 된 누군가에게 전달되거나 분실될 경우를 감안하여 여분으로 준비하는 것입니다."


고태식이 말했다. "접선 장소에 물건을 놓고 찾아가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백호가 대답했다. "만약 장소를 못 찾거나, 물건이 놓인 위치를 잘 몰라서 가방을 갖고 가지 않으면 결국 다시 저희가 가방을 찾으러 그곳에 가야 합니다. 또한 그 사람이 쪽지를 전달받은 붉은색 저고리 고름을 착용한 여성이 맞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고태식이 대답했다. "네,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결국 확실하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임무의 목적이네요."

백호가 말했다. "네, 맞습니다. 그리고 이 악보는 연주회 시작 전에 반드시 이들 모두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이들이 연주회가 끝나면, 각자의 임무를 확인하기 위하여 흩어져서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석재가 말했다. "백호대장님, 저희의 얼굴이나 인상착의가 노출되지 않도록 변장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백호가 말했다. "네, 맞습니다. 저와 상수 씨는 연주자처럼 변장, 무열 씨와 태식 씨는 고위급 관료 인사처럼 변장 그리고 석재 씨는 음악홀 소속 직원처럼..."


백호가 말했다. "그럼 더 이상 궁금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저희가 할 일들에 대해서 다시 임무 개시 이틀 전에 점검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시간이 벌써 오후를 지나고 있었다.


그 시각에 경성(서울)에 위치한 일본군 본부 부대에는 두 명의 병사가 처참한 몰골을 하고 도착하였다. 이들은 지난번 산속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있었다. 일본군 제1본부중대 히로유키 대위가 말했다. "(일본어로) 그대들은 어디서 온 것인가?" 병사 중 한 명이 먼저 대답했다. "(일본어로) 네, 저는 8 연대 소속 아사이 혼또입니다." 그 옆 병사도 이어서 대답했다. "네, 저는 8 연대 소속 마쯔 켄쇼입니다"


히로유키 대위가 말했다. "(일본어로) 8 연대 병사들이 왜 근무지를 벗어나서 이곳에 온 것이지?"

아사이 혼또가 대답했다. "(일본어로) 저희가 경기 이남 지역으로 이동하다가 일본군 시신 아홉 구를 발견했고, 그중 살아남은 병사를 구해서 함께 다시 가는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조선인을 만났습니다."


히로유키 대위가 말했다. "(일본어로) 일본군 시신 아홉 구가 발견되었다고?, 그리고 조선인들을 만났고?"

이번에는 마쯔 켄쇼가 말했다. "(일본어로) 네, 대위님. 시신은 모두 짐승들에게 처참히 뜯겨버려서 형체를 알기 조차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 병사들은 지휘자의 통솔에 따라 산을 계속 가는 중에 조선인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에 그들에게 총으로 쏘았고 세 명이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히로유키 대위가 말했다. "(일본어로) 조선인들을 총으로 쏘았다? 그들이 자네 부대에 어떤 잘못을 했는가?"

아사이 혼또가 대답했다. "(일본어로)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그 조선인들을 만나기 전에 처참히 죽은 동료 병사들을 보았던 지휘관들이 분노에 쌓여 있어서 그만..."


히로유키 대위가 대답했다. "(일본어로) 결국 우발적으로 그들을 죽였다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일본어로)그래서 자네들은 어떻게 여기를 온 것인가? 그리고 다른 병사나 지휘관들은 왜 안 보이고?"


마쯔 캔쇼가 대답했다. "(일본어로) 대위님, 그게... 저희 지휘관의 우발적인 행동이 있던 중에 왠 젊은 여성을 위협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성을 총으로 쏘기 직전에 어디선가 화살과 총알이 퍼부어 왔고 그 순간 저희 일행 중 반은 피하지 못하고 사살되었고, 나머지 일행들은 조선인 인질들을 죽이려고 했는데...

갑자기 나무 위에서 수십 명의 적들이 내려와서... 저희 둘만 도망치고 모두 죽었습니다."


히로유키 대위가 말했다. "(일본어로) 뭐야?, 그럼 너희들은 그들과 싸우지 않고 살기 위해서 도망쳐서 여기로 왔다고?. 이 바보새끼(빠가야로)들..." 갑자기 히로유키가 총을 꺼내서 아사이 혼또의 머리를 겨누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복도에서 일본군 두 명이 달려왔다. "(일본어로) 대위님, 참으십시오. 여기서는 절대 이러시면 안 됩니다.", 히로유키 대위가 말했다. "(일본어로) 이 바보새끼들이 스무 명이 넘은 동료병사들이 죽었는데, 살아남기 위해 도망을 쳤다고 하지 않나!"


마쯔 켄쇼가 벌벌 떨며 말했다. "(일본어로) 대위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를 살려주십시오. 저희가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그날 일을 이렇게 전달하지 않으면, 그 적들이 언제 다시 일본군 앞에 나타날지 몰라서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았습니다."


히로유키 대위가 말했다. "(일본어로) 이... 바보새끼야... 너희들은 그 냥 그 자리에서 죽었어야 한다..."

아사이 혼또가 울면서 말했다. "(일본어로) 그 순간 너무 무서웠습니다. 저희 지휘관을 큰 장검으로 목을 베어버렸는데, 그 목이 저희들 앞에 떨어져서 굴러다니는 것을 보는데, 정말 정말 너무 무서웠습니다."


히로유키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두 명의 병사에게 말했다.


"(일본어로) 내 마음 같아서는 너희 두 놈을 이 자리에서 바로 죽여 버리고 싶지만... 그 조선 놈들을 우선 잡아야 할 것 같아서 참겠다. 그 후에 너희들을 죽여도 되니까..."


아사이 혼또는 자신들이 말을 타고 도망하면서 챙겨 온 물품들을 꺼내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일본어로) 대위님, 이 것들은 그 조선인들이 이동하기 위해서 갖고 있었던 물품이라 챙겨서 왔습니다."


히로유키가 말했다. "이 것들이 조선 놈들이 갖고 있었다는 것인가?", "이건 음악 책인 것 같고. 과자. 그리고 옷. 그릇. 이것들을 갖고 이동했다?" "물건을 팔려고 다녔다는 것인데..."


마쯔 켄쇼가 말했다. "대위님, 그런데 이 물건들을 산으로 이동하면서 목숨만큼 지켜서 갖고 왔다는 것이 좀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아사이 혼또가 말했다. "저도 이 물건 들 중에서 과자나, 옷, 그릇들은 저희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로 보입니다만..."


히로유키가 음악 책이라고 말한 악보를 들면서 말했다. "이 책이 뭐지? 악기를 연주할 때 필요한 것 같은데..."

아사이 혼또가 말했다. "아무래도 그 책과 뭔가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히로유키는 갑자기 말했다. "(일본어로) 마쯔다 소위! 마쯔다 소위!"

마쯔다 소위가 대답했다. "(일본어로) 하잇!. 네 대위님!"


히로유키가 말했다. "(일본어로) 마쯔다 소위. 이 책을 한번 보고 알려줘봐!"

마쯔다는 부모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했던 음악 재능 소유자이다.


마쯔다가 책을 넘기면서 말했다. "(일본어로) 대위님, 이 악보책은 평범한 연주용 악보입니다. 그런데..."


그리고...


연재소설 '악보제작소(제29화)'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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