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통로
지하 통로로 윤열매 선교사와 춘길과 상수가 내려갔다. 어두운 곳이었으므로 윤열매 선교사는 손에 호롱불을 들고 앞으로 먼저 걸어갔다. 그리고 그 뒤를 상수, 춘길이 따라 걸어갔다. 그곳을 따라 대략 5분 가까운 길을 걸어다 보니, 마을의 건물이 있는 곳으로 연결되다가 앞에 나무 판으로 여러 겹 막혀 있었다.
춘길이 말했다. "상수 씨, 여기가 끝인 것 같네요. 그런데 왜 나무를 여러 겹 못으로 박아 놓았을까요?"
상수가 대답했다. "아무래도 계속해서 땅굴을 팔 목적이 사라져서 일부러 막았거나, 아니면 이미 만들어 놓은 길을 중간에서 차단하여 반대쪽에서 이 길로 오는 것을 막으려고 했을 것 같습니다."
윤열매 선교사를 따라서 다시 교회 쪽으로 걸어와서 계단을 따라서 올라왔다.
백호는 말했다. "춘길 씨, 뭐 좀 발견한 게 있나요?", 춘길이 말했다. "제가 상수 씨와 한참 걸어가다가 중간에 나무판으로 막혀 있는 곳까지 갔었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계속 땅굴을 하려던 계획이 멈췄거나, 누군가 반대편에서 오는 길목을 차단하기 위해서 막았던 것 같습니다."
백호는 말했다. "그러군요, 암튼 이 길은 여기 있는 우리 인원들만 아는 곳으로 합시다." 상수가 말했다. "백호 대장님, 혹시 이 땅굴 길이 30분 전에 저희가 발견한 건물 지하 통로와 연결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만약 연결통로라고 한다면, 차후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하는 동안 누군가 밖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누가 있습니까?
순간 백호는 일행들에게 몸을 낮추라고 했고, 선교사에게 잠시 있으라고 했다. 그리고 순간 바닥으로 연결되는 문은 닫은 뒤에 다시 양탄자로 덮어 두었다.
백호는 말했다. "네, 누구시지요?", 무열이 대답했다. "네, 저기 양조검사소에서 나온 사람입니다."
백호는 양조검사소 직원이라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부하들과 선교사에게 안심하셔도 된다고 했다.
날이 캄캄해진 시간이라 교회 문을 열어서 어두웠고 호롱불을 들고 밖을 비추었다.
백호가 말했다. "어, 박무열 씨 아닙니까?", "아니 언제 이곳에 다시 오셨습니까?" 박무열이 대답했다. "황금성씨에게 이곳에 계시다는 말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저는 오늘 아침에 도착했습니다."
백호가 반갑게 인사하였고 박무열과 함께 온 고태식을 소개해 주었다.
백호는 둘이 바깥에 있게 할 수 없어서 교회 안으로 들어가도록 안내해 주었다.
김들꽃 선교사가 말했다. "어서 오세요. 새로운 분들이 오셨군요. 저는 김들꽃이라고 합니다."
박무열은 고태식과 함께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그 시각 석재는 교회 밖에서 춘길이 부하인 동수와 함께 얘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태식이 온 것을 못 본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에 동수가 석재에게 교회 안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고태식은 김들꽃 선교사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고태식이라고 합니다."
조용한 공간에서 "고태식이라고? 내가 아는 태식인가?" 어디선가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고태식은 뒤를 쳐다봤고, 거기에는 그토록 찾고 있던 석재가 서 있었다.
고태식은 겁에 질려서 말했다. "아이고 깜짝이야. 이게 귀신이야. 뭐야? 사람이 맞지요?"
백호가 갑자기 웃었다. "하하하. 사람이 맞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교회입니다. 십자가가 걸려 있지 않나요. 설마 귀신이 교회 안에서 버젓이 서 있을 수 있겠습니까?. 태식 씨 눈에 보이는 저분은 석재 씨가 맞습니다."
태식은 너무 반가워서 석재를 끌어안으면서 말했다. "이 친구야. 이렇게 살아 있었어... 그동안 왜 나를 찾지 않았는가?", "내가 얼마나 찾으려고 했었는데..."
석재가 말했다. "이 친구 언제부터 감수성이 풍부해졌는지 모르겠네...", "지난 석 달 동안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지... 예전의 석재는 이미 수왕산 호랑이에게 잡혀 먹혀서 죽었고,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네..."
태식은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죽었다고? 그런데 어떻게 다시 살았는가? 그러면 술은 끊었는가?"
윤열매 선교사가 옆에서 말했다. "석재 씨를 주님이 지켜주신 것 같네요. 참으로 사람의 앞 날은 아무도 모릅니다. 오직 그 분만이 알고 계시지요."
석재가 대답했다. "그래, 선교사님 말씀처럼 나는 석 달 전에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고,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하루 한 시간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다고 해야 할 듯..."
백호가 말했다. "자, 우리 이렇게 서 있지만 말고 저기 가서 의자에 앉아서 얘기합시다."
그렇게 교회 안에는 무려 12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선교사 두 명, 백호와 춘길이 일행 여덟 명, 그리고 방금 교회에 도착한 무열과 태식...)
박무열이 백호에게 말했다. "오늘 오전부터 양조검사소에서 저와 태식 씨가 일을 배우려고 했으나, 저희들이 그동안 해 왔던 일과는 적성에 맞지 않습니다. 새롭게 일을 시작한다면, 백호 씨가 추진하려고 하는 일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백호는 무열에게 함께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백호는 총 여덟 명의 일행들과 함께 새롭게 만든 '조선애국단'이라는 조직과 임무를 설명하게 되었다.
고태식이 말했다. "이제 내막을 알 것 같네요. 그동안 저의 죽마고우인 석재가 수왕산 기슭에서 사라진 후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백호 씨와 뜻을 함께 하겠습니다. 그것이 우리 조선을 다시 일으키는 일이라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협조하겠습니다."
백호가 '조선애국단'의 이름으로 해야 할 내용을 아래와 같이 얘기했다.
"우선 여기 두 분 선교사님들을 위험한 일은 안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만 저희에게 이 교회 아래에 위치한 지하 통로 장소를 저희의 임무가 완수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춘길과 상수, 동수를 포함한 여섯 명은 춘길 의병장을 주축으로 일을 해 주십시오."
백호는 말했다. "앞으로 한 달 기간 동안 세 차례 큰 음악회와 미술 전시회가 열릴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열흘 후에 경성지부 예술단이 주최하는 음악회가 경성 극장 1층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그곳에는 대략 30여 명의 음악인이 연주하며, 다양한 부류의 예술가들과 일본 고위층 관료들이 귀빈으로 참석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 음악인들은 저희처럼 각지에서 항일투쟁을 함께해 온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연주해야 할 곡은 총 세 곡으로 각각의 악보가 들어가 있는 악보집(책)이 저희들에게 있습니다."
고태식이 말했다. "악보가 저희들에게 있으면, 그들은 어떻게 연습을 하게 되는지요?" 석재가 말했다. "각자가 연주회에서 진행될 곡은 사전에 알고 있어서 개인별 악보는 소지하고 연습하고 있지...", "다만 일반 악보와 달리 우리가 갖고 있는 암호화가 된 악보집을 당일 아침에 그 연주자들이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지.."
백호가 대답했다. "석재 씨가 잘 설명을 해 주셨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연주자들의 곡 연주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날 한 자리로 모이게 되는 연주자들에게 각자가 나눠져 있는 악기마다의 악보를 전달해서 그들이 그 암호를 해독하여 특별한 임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고태식이 말했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비밀리에 악보를 전해줘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가요?
백호가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그 연주자들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들이 저희 존재를 알아서는 안됩니다."
"그 이유는 지금도 친일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그들은 모든 것을 일본군과 치안부 직원들과 연결되어 있어서 정보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고태식이 다시 말을 했다. "그렇다면, 30명의 인원을 연주 장소가 아닌 개별적으로 만나서 전해 주면 되지 않을까요?", 석재가 대답했다. "우리의 존재도 알면 안 되는 것처럼 그들의 존재도 연주가 진행되기 전에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에 개별적인 연락을 취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것과 문무왕이 한 번에 그들이 그 악보들을 받을 수 있도록 지시하셨다네..."
고태식은 말했다. "아. 그렇기 때문에 너와 백호 씨가 이 고생을 무릅쓰고 악보를 이곳으로 갖고 온 것이군..."
백호가 말해다. "네, 맞아요. 위험을 감수하면서 여기까지 갖고 와야 하는 이유는 이 장소가 연주회가 진행될 장소의 최적화된 지역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교회 안에 있던 종이에 붓으로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고태식이 말했다. "이게 뭡니까?", 석재가 말했다. "세 곳의 연주회 장소를 연결하면 당연히 삼각형이 만들어지겠지... 그것은 태식이 자네가 그림을 그리니까 누구보다 잘 알 거야...", "그런데, 지금 우리가 있는 이 교회가 바로 이 삼각형에 정 중앙에 위치하는 장소라는 것이네..."
백호가 말했다. "석재 씨가 잘 설명했습니다. 결국 어느 곳을 가더라도 다시 우리 모두는 이 장소로 돌아와야 합니다. 교회로 돌아올 상황이 안되면 우리의 새로운 아지트가 있는 건물로 와야 합니다.", "최대한 이곳 주민과 선교사 두 분은 우리의 일에서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황금성씨에게 부탁을 해서 그곳 안전한 창고로 대피하도록 조치를 해 놓을 것입니다. 황금성씨도 의병활동을 하면서 저희들을 도와주고 있는 분입니다."
박무열이 말했다. "확실하게 계획이 잡혀 있으셨군요. 저와 고태식 씨는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
백호가 말했다. "두 분은 전문 분야가 있으신 것 같으니, 그 일을 통해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박무열이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몇 달 전에 제가 최 선생이라는 사람이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을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들이 연주할 악보는 별도로 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는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백호가 말했다. "그래요? 혹시 최 선생이라는 분의 이름이 뭔지요?"
박무열은 대답했다. "아니요, 그냥 최 선생이라는 것까지만 알고 있을 뿐, 그가 어떻게 생겼고 이름이 무엇인지 알지를 못합니다. 다만, 저의 친구인 조명하에게 전해 들었습니다."
백호가 말했다. "조명하... 저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네요."
고태식이 말했다. "연주자가 각자의 악기로 연주할 악보가 따로 있다고 하셨는데, 갖고 오신 암호화가 된 악보도 악기별로 구분이 되어 있다는 것인가요?" 백호가 말했다. "네, 맞아요. 그렇게 제작이 되어 있습니다."
잠시 석재가 한쪽 구석에 숨겨두었던 악보책을 갖고 와서 보여주었다.
그리고...
연재소설 '악보제작소(제28화)'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