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연주자
다음 날 오전부터 백호와 석재, 춘길, 부하들은 모든 짐을 수레에 실어서 산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주둔지에 자리를 잡고 나무를 구해와서 작은 집을 짓기 시작했다. 춘길과 석재는 양조검사소에서 연장들을 챙겨 왔다. 그렇게 총 아홉 명의 일행이 투입되어서 총 세 시간이 걸려서 집이 완성되었다. 나무집 안에 악보 상자를 옮겨놓았다.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지고 난 후, 백호는 일행들 앞에 나와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그동안 정말 험난한 시간을 보내오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지난 시간을 지내면서 우리들에게 깊은 상처가 남았습니다. 그 시간에 우리들은 더욱 강해지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곳에서 다시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를 시작할 것입니다. 이제부터 이곳이 '조선애국단'의 주둔지가 될 것입니다."
백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수왕산의 악보제작소는 폐쇄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과 함께 새로운 악보제작소를 이곳에서 시작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5일 이후에 경성(서울)에서 열리는 경성 음악회에 저희가 준비한 악보를 전달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저희 조선애국단의 첫 번째 임무가 될 것입니다."
백호 일행은 산에 주둔지를 만들고 5일 앞으로 다가온 특수 임무를 시작했다.
그 시각에 양조검사소에는 차 한 대가 오고 있었다.
고신국이 운전한 차는 멈췄고, 옆 자리에 앉아 있던 젊은 여성이 문을 열고 내렸다.
황금성 계장은 고신국이 온 것을 알아보고 정문을 열고 나갔다.
고신국은 황금성을 보고 말했다. "계장님, 안녕하셨어요?"
황금성이 말했다. "아이고, 이게 누구십니까! 고신국 씨 아닙니까?"
고신국은 말했다. "한 달도 안 되어서 이렇게 다시 찾아뵙게 되었네요.",
"아, 이 쪽은 이번 달 말에 경기양악단 연주회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게 될 정혜영 씨입니다."
황금성은 말했다. "바이올린요? 아... 서양악기 줄이 여러 개 있고 손에 이렇게 들고... 하하"
고신국은 대답했다. "네, 계장님 잘 아시네요."
황금성은 말했다. "그나저나 박무열 씨와 만나보셨나요?"
고신국이 말했다. "이제 만나봐야죠. 제 사촌동생인 태식이도 여기 있을 텐데..."
황금성이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무열 씨도 태식 씨도 모두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모두 산으로 이동했습니다.". 고신국이 말했다. "산이요? 거기는 왜..."
황금성이 대답했다. "그 간 상황을 모두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이분들이 지금 추진하던 일을 위하여 적합한
근거지로 잡은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만약 누가 찾아오면 저를 통해서 알려달라고 했고요.",
고신국이 말했다. "제가 오늘은 사촌동생 태식이와 백호 씨를 좀 만나 뵙고 싶어서 왔습니다."
황금성은 말했다. "일단 잠시 양조검사소 안에서 기다려 주시면 제가 말을 하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황금성은 산으로 걸어 올라갔다.
백호와 석재는 완성된 나무집 안에 좀 더 견고하게 하기 위하여 돌을 옮겨서 나무 벽과 기둥 주변을 매워 쌓았다. 아무리 강한 비바람이 불어와도 돌이 지탱해 주도록 한 것이다.
10분 정도가 지났을 때, 황금성이 올라왔다.
혼잣말로 말했다. "아이고 숨차... 이거 검사소와 직통 전화라도 놓아야 할 것 같네."
황금성은 백호와 태식에게 말했다. "백호 씨, 태식 씨... 어디 계세요?"
그리고 백호는 황금성을 보고 말했다. "황 계장님,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오셨습니까?"
황금성은 말했다. "와... 이거 나무와 돌로 만든 집이군요. 꽤 튼튼해 보입니다.", "아 맞다. 양조검사소에 손님두분이 오셔서 백호 씨와 태식 씨를 만나고 싶다고 해서 알려드리려고 왔습니다."
백호가 말했다. "혹시, 누가...?" 황금성은 고신국과 여성 한 명이 함께 왔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15분 정도가 지나서 백호와 태식, 그리고 황금성이 양조검사소 앞으로 내려왔다.
태식이 고신국을 보자마자 반가워서 말했다. "아이고 형님!. 이렇게 이곳에서 만나게 되네요?"
고신국이 태식을 보면서 말했다. "하... 내 동생 태식이 맞나? 수염도 기르고 옷은 또 이게 뭔가?"
그렇다. 며칠을 잠을 잘 못 자고 크고 작은 일들을 하면서 외모를 살필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백호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고신국 씨...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네요"
고신국은 백호에게 말했다. "참, 힘든 일을 하신다고 제 친구 박무열에게 들었습니다."
백호가 대답했다. "아, 그래요? 박무열 씨도 저 위에 있는데, 이 애 같이 내려올 걸 그랬나 보네요"
고신국은 말했다. "아닙니다. 무열이는 거의 매일 보던 사이라서 당분간은 안 봐도 됩니다. 하하"
"앗 이런... 제가 옆에 여성분을 소개를 안 했네요. 이 쪽은..."
여성이 말했다. "제 이름은 정혜영입니다." 정혜영은 깔끔한 옷차림이었으며, 키가 제법 컸다.
거의 한 달 넘게 남자들만 보고 살아왔던 터라 백호는 지금 앞에 여성이 나타나자 너무 놀란 것이다.
고신국이 말했다. "백호 대장님. 조만간 제가 외모 좀 말끔하게 해 드려야 할 것 같네요."
백호는 자신의 외모가 무인도에서 살아온 사람 같아 보인다는 것을 못 느꼈던 것이다.
백호가 말했다. "아, 제가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죠?"
고신국이 말했다. "그래도 대한제국 군인이셨는데, 지금은 대장님이시니... 하하"
"다름은 아니라 지금 저희는 경기양악단에 가던 중에 있었습니다."
백호가 말했다. "경기양악단이라면, 11월 말에 음악회가 열리는 그곳 아닙니까?"
고신국이 말했다. "어, 잘 아시는군요... 네 맞습니다. 여기 혜영 씨가 바이올린 연주를 할 겁니다."
백호가 대답했다. "바이올린이요? 아... 그렇군요..."
정혜영이 말했다. "저도 백호 씨 이름은 전에 사촌 언니에게 들었습니다."
백호가 말했다. "네? 그게 무슨 말이신지요?
정혜영이 말했다. "실은 저의 사촌 언니 이름이 옥희입니다."
백호가 놀라며 말했다. "네? 혹시 제가 아는 그 옥희? 정옥희?"
정혜영이 말했다. "네, 맞아요. 언니는 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어요. 참 언니는 잘 지내죠?"
백호가 말했다. "아, 지금... 언니는 북쪽에 위치한 곳에서 잘 있을거애요."
정혜영이 말했다. "북쪽이요? 아하 그렇구나..."
고신국이 말했다. "두 분의 얘기는 다음에 계속하는 것으로 하고요"
"제가 백호 대장에게 알려드릴 것이 있습니다. 잠시만 저와 걸으면서 얘기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연재소설 '악보제작소(제39화)'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