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터져버린 날(2화)

복지 & 부동

by MRYOUN 미스터윤

"부동아, 야 그 신문 봤나?"

"무슨 신문?"


"인마야, 오늘 새벽에 들어온 신문..."


// 1960년 4월 26일 자 신문 내용 - 전국 각지에서 시민과 학생들이 "이승만 퇴진"을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정부에 대한 분노가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이로 인해 이승만 대통령은 결국 하야 성명을 발표하며 정권이 붕괴되었습니다 //


"난 또 뭐라고..."


"야, 얼마나 국민들이 염원한 것이었는데,... 이 노마야, 만화책만 끼고 있지 말고 시사에 관심 좀 가져라"

"시사? 그게 뭔데? 누나... 난 시사 몰라도 괜찮아. 어차피 우리 누나가 너~무 잘할 거라 믿거든..."


"뭐라고?"

"누나가 나중에 멋진 앵커가 되어서 방방곡곡에 잘 떠들어 줄거라 생각해..."


"이놈이 아침부터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앵커가 아니고 아나운서..."

"하... 하품 나온다... 아, 김밥 먹고 싶다..."


"저저저. 저거 보라니까,... 코 그만 파고... 지저분하라,... 아휴 내가 말을 말아야지...

자 봐라. 이 누나가 하는 거..."

"뭘? 뭘 할 건데?


"내가 아나운서 되면 얼마나 멋지게 말하는지..."

"그래, 알았다. 한번 씨부려 봐라..."


"안녕하세요, 김복지 아나운서입니다. 4월 26일 자 하루일보 기사를 보게 되었는데요, 3.15 부정 선거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시민과 학생 참여의 하야 요구에 대해서 대통령의 하야 성명 발표가 되었습니다.

그럼 하야 성명의 내용 요약과 시위 상황에 대해서 보도하도록 하겠습니다..."


"잠깐, 누나,... 그런데 하얀 뭐야?"


"아, 이 무식한 놈을 봤나... 너 중학생 맞아?"

"그렇지... 국민학교 졸업은 했고, 중학교 다니니까 중학생 맞지..."


"보통 대통령이 직위에서 물러날 때 사용하는 말로 사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알았어?"

"대통령이 물러났다는 것이네... 그럼 대통령은 다시 뽑아야 하는 건가?"


// 대한민국의 1960년이 역사적 의미를 갖는 이유는 바로 자유당 정권이 저지른 3.15 부정선거에 대한 반발로 인하여 학생과 시민이 대거 항의하는 4.19 혁명으로 이어졌으며, 결국 1960년 4월 26일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 발표까지 이어지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이어서 윤보선 대통령과 장면 국무총리의 내각 개편을 통한 제2공화국 체제로 들어가게 되었다 //


"그래야겠지... 암튼 부정선거로 인한 자유당 체제의 붕괴는 당연한 것이었어..."


그렇게 1960년의 일들이 암흑의 독재 시대의 서막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전혀 아무도 예측을 못했을 것이다.


40년 전의 일들이 생각났던 김부동은 마누라가 코를 골고 자는 소리에 웃음이 났다.

그리고 다시 담배 한 모금을 깊이 빨아들인 후, 또다시 깊은 회상에 빠졌다.


"야, 있는 거 다 내놔... 너 만약 주머니 뒤져서 나오면 10원에 한 대씩이다... 알았지?"

"저, 더 이상 없어요... 그럼 가방의 책이라도 드릴게요."


"이년이 미쳤나... 야, 내가 니 책을 왜 받아? 나보고 공부하라고? 이게..."

"아뇨, 제가 갖고 있는 거라고 이 책과 연필 그리고 여기 실내화뿐이라서..."


"저리 치워, 이 발냄새나는 신발주머니를 어디다..."


부동이는 가로등 옆을 지나가던 중에 한 여학생이 소위 말하는 삥을 뜯기고 있었던 것이다.


"야!. 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

"넌 누구냐? 그냥 가던 길이면 꺼져라... 이 누나들한테 맞기 전에..."


"니들이 왜 내 누나냐? 내 누나는 하늘의 별이 되어서 여기 없는데..."

"키키, 별이 돼? 지금 소설 쓰냐?"


"암튼 여학생 그만 괴롭히고 가라... 조용히 말할 때..."

"아이고 무서워라... 이게... 그냥"


갑자기 손을 들어서 여자의 손목을 잡았고 힘을 꽉 쥐었다.


"아,... 야... 아파..."

"내가 너희들 아프라고 이러는 거야... 너 내가 누군지 몰라서 그래?"


"알았어... 아프니까..."

"한번 더 해 줄까?"


"그래, 미안해... 야... 가자... 너 담에 만나면 죽었어..."

"그래, 또 보자..."


여자들은 모두 쏜살같이 달려갔다.


"괜찮아? 어디 다치지는 않았고?"

"네,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이렇게 저녁에 이런 골목에 다니면, 저런 애들한테 돈 뺏기고 그런다고..."

"네, 알겠어요"


그렇게 부동은 중학생과 얘기를 나누면서 골목을 걸어가고 있었다.


"이 근처에 살아?"

"네, 저기 저 대추나무가 있는 집에 세 들어서 살아요."


"그랬구나... 나도 저 대추나무가 있는 집 바로 옆에서 살고 있는데..."

"그러시군요. 암튼 오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이름은 금란입니다. 최금란이요"


"내 이름은 김부동이야..."

"부동...부동 오빠, 그런데 아까 누나가 별이 되었다는 얘기는 무슨 소리죠?"


"아, 우리 누나 김복지씨는 작년에 사고로 죽었어..."

"죄송해요. 괜히 돌아가신 누님 얘기를 한 듯하네요..."


"아냐, 이미 별이 되어서 저기 있으니까, 난 밤이면 항상 누나를 볼 수 있어..."


그렇게 둘은 대화를 하다가 집 앞 근처까지 걸어왔다.


// 1961년 5.16일 박정희 육군소장과 장교들이 일으킨 군사 쿠데타로 제3공화국의 서막이 열리게 되었다. 1961년부터 시작된 군사 정권은 전두환 집권시대를 지나면서 1987년까지 진행되었다. //


그리고...


연재소설 '운수가 터져버린 날(제3화)'가 이어집니다...
















keyword
이전 01화운수 터져버린 날(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