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베트남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미케비치이다.
다낭에 있는 미케비치는 9~10km의 이르는 백사장이 끝없이 이어진다.
미케비치는 포브스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의 하나로 선정할 만큼 멋진 곳이다.
해변의 모래는 입자가 밀가루처럼 곱고, 발이 푹푹 빠지지 않아 걷기에 아주 그만이었다.
머문 호텔에서는 미케비치가 한눈에 내려다보였고, 길 하나만 건너면 해변이어서 접근하기도 좋았다.
그 덕분에 매일 아침 미케비치를 산책 삼아 운동 삼아 걸었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을 아직 가보진 못했지만, 미케비치를 걸으면 이곳이 와이키키 해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1월의 미케비치는 춥지도 덥지도 않아 해변을 산책하기에는 더없이 좋았다.
날씨는 그날그날 따라 구름이 끼기도 하고, 밝은 햇살이 쏟아지기도 했다.
해변 자체가 아름다워서 그랬을까?
날씨는 미케비치를 즐기는 데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구름 낀 날은 구름이 낀 대로, 밝은 햇살이 쏟아질 때는 또 그대로 아름다웠다.
하얀 물거품을 일으키며 태평양에서 밀려드는 파도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벅차도록 시원하고 통쾌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사람들이 많지 않아 여유 있게 해변을 즐길 수 있었다.
동서양인들이 함께 즐기고 있는 해변을 걷고 있으면 딱히 베트남에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웃통을 벗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해변을 달리는 사람.
사색하면서 차분하게 해변을 걷는 사람.
바다에 그물을 던지며 삶을 이어가는 사람.
백사장에서 모래놀이하는 아이.
차가운 바닷물을 아랑곳하지 않고 바다에 뛰어든 사람.
파도를 타고 서핑을 즐기는 사람.
아름다운 미케비치와 어우러진 사람들의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여겨졌다.
여행 일정을 포기하고 미케비치에서만 머물러도 아쉬울 게 하나도 없을 것 같았다.
사실 그런 마음이 굴뚝같았다.
세월의 무게가 있는 세대는 베트남 하면 월남전을 퍼뜩 떠올린다.
다낭은 월남전이 벌어지고 있을 때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던 곳이다.
미케비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월남전 때 이곳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했다.
미케비치는 월남전 당시에 ‘차이나비치’로 불렸던 곳으로 미군의 상륙, 보급 및 휴식을 위한 전략적 해변이었다고 한다.
우리처럼 동족 간의 총부리를 겨눈 전쟁의 아픔을 겪은 베트남이지만, 이제는 하나가 되었다.
미케비치를 보면서 하나 된 베트남에 찾아온 평화로움이 실감이 나게 다가왔다.
베트남에 많은 볼거리가 있지만, 이젠 베트남 하면 가장 먼저 미케비치가 떠오를 것 같다.
꼭 한번 다시 찾고 싶은 곳이고, 그때는 다른 일정 없이 미케비치에서만 머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