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도 차가 있다!
"차 살 생각 하지 말고 그 돈 모아서 시집 갈 생각이나 해!"
잔소리와 함께 엄마에게 낡은 차를 인도받았다. 내 차가 생긴다니! 이 정도 잔소리는 꿀꺽 삼켜야지. 식탁을 박차고 나가고 싶은 충동을 참아본다.
이 차로 말할 것 같으면 남동생이 경기도에 취업하자마자 매입한 2012년식 중고차로, 11만km의 주행거리를 가지고 있다. 그 녀석이 새 차를 뽑으며 소유는 엄마에게로 넘어갔고, 이제 우리 집안에서만 세 번째로 주인이 바뀌는 셈이다.
평소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는지라 그다지 차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문득 하루라도 젊은 날 운전을 몸에 익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강사를 구해 운전 연수를 받았다. 본가에 내려올 때면 가족들로부터 번갈아 주차 특훈을 받고 (나 빼고 모두 운전에 능숙하다니!) 동네 마트 정도는 왕복할 수 있게 되었다.
엄마는 내게 아직 고속도로는 무리라는 정확한 판단 하에, 대구의 본가에서 서울 내 집의 주차장까지 차를 손수 운전해 배달해 주었다. 집중해야 한다며 음악도 틀지 않고 4시간을 내리 주행하는 30년 무사고 FM 운전자다.
보험사 전화번호를 내 폰에 저장하고, 50만 원이 좀 안 되는 1년치 보험료를 엄마에게 송금했다. 엄마는 떠나고 차는 남은 이 상황이 낯설다. 진짜.. 내 꺼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