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너무 흥분하진 않으려 한다.

by 홍사유

2025년의 마지막날 저녁 식사 중에 혀를 크게 씹었다. 내 평생 그렇게 심하게 혀를 깨문 적은 없었을 정도로 정말 심하게 깨물었다. 새로운 한 해를 앞두고 귀여운 액땜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1월 5일인 오늘까지도 여전히 고통스럽다. 전혀 귀엽지 않다. 2026년이 얼마나 잘되려고 정초부터 이런 아픔을 주나 싶다.


사실 새로운 한 해가, 병오년이 기대가 되긴 한다. 연고 하나 없는 타지에 자리 잡은 지 햇수로 5년째다. 그동안 둘째를 낳았고 그 녀석이 이제 한국 나이로 4살이 된다. (첫째는 벌써 10살이 된다. 정말 놀랍다.) 전업주부로 살림과 육아만 하며 몸은 편했지만 고립감과 고독감은 점차 커져 어떤 날은 그 감정에 침잠하여 모든 게 덧없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그리고 25년 말미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독서와 글쓰기는 내 안에 새로운 감정을 피어나게 했다.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은밀하면서도 강렬하게 솟아나는 기대감이 보다 구체적인 미래를 꿈꾸게 했다.


글을 쓰고 싶다. 소설을 쓰고 싶다. 작가가 되고 싶다. 그러나 너무 흥분하진 않으려 한다. 난 이제 서른 후반에 들어선다. 꿈에 부풀어하는 이런저런 상상이 행동보다 앞서는 그런 고질적인 실수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맹수가 숨을 죽이고 자세를 낮추고 신밀하게 사냥감에게 접근하는 것처럼 결코 요란하지 않게 고립감을 유지하며, 고독을 사랑하며 꾸준히 글을 쓰는 것만이 현재 내가 해야만 하는 과제이다.


2026년은 불타는 말의 해이다. 왠지 모든 게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축축하게 고여 썩어가던 내 위로 짙은 회색의 구름이 걷히고 있다. 올해는 내 이름을 보글보글 끓는 냄비 속에서, 돌아가는 세탁기 안에서, 먼지로 채워진 청소기 속에서 끄집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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