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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나다홍작가 Mar 14. 2023

칼럼연재중 (7)새해,이민을 다시 생각해본다

*경제신문 [비즈니스포스트]이 실린 연재 칼럼 중 일부입니다.


캐나다 겨울 하늘, 미세먼지 하나 없이 새파랗다. <캐나다홍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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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도대체 뭔지, 중국과 한국의 정책은 어떤지, 해결 기미는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 그렇게 더 알면 알수록 이민에 대한 절실함은 커졌다. 단기간에 개선되기 힘든 문제, 개인이 노력해서 해결할 수 있는 범주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세월호 참사, 가습기살균제 사고 등을 겪으면서 개인이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는 답답하고 무기력한 현실에서 배운 교훈이기도 했다.     


이민을 고려하기 시작한 이후 두 해 동안 이런 고민과 조사를 하다가 결국 이민 신청을 했고 다시 두 해가 지나 영주권을 얻어 이주할 수 있었다.     


이민온 지 벌써 5년차인 지금은 깨끗한 공기에만 감사하는 게 아니라 캐나다의 순하고 여유로운 사람들에게 감동하고, 더 나은 복지정책과 안정성에 안도하며 살고 있다. 캐나다에서 살아 보니, 한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빡빡한 나라인지 더 절감하게 되었다. 죽어라 공부하고 일하면서 여유도 없이 사는 게 기본값인 한국과 달리 상대적으로 덜 빡빡하게 살면서도 더 여유롭게 누리는 게 기본값인 캐나다에서는 사람들의 표정도 더 밝고 삶도 더 한가하다.      


세네 시면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나와서 개인 시간,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는 나라, GDP도 높고 세금도 높고 약자에 대한 복지가 잘 되어있는 나라. 아이들이 최고로 보호받고, 노인의 삶은 한국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노인 빈곤율이 40%로 OECD 국가들 중 가장 심각한 한국과 반대로 캐나다는 5%로 세계최저 수준이다. 여성의 삶도 한국보다 안정적이라서 덜 피곤하다.


당연하게 자동차보다 사람이 먼저여서 양보하고 양보받느라 운전이 스트레스였던 한국과 달리 평화롭다.     

물론 어느 사회건 장단점은 다 있기에 더 원하는 것을 위해 덜 중시하는 것을 포기할 각오는 필요하다. 나는 캐나다의 깨끗한 환경과 부자 나라 복지 국가의 여유롭고 순한 사람들, 더 평등하고 개방적인 문화 등의 많은 장점이 좋아서 한국보다 느린 병원 체계라는 단점은 감수하고 살고 있다. 각자마다 가치있게 여기는 바가 다르기에 기준은 다양할 것이다.


한국도 대단한 나라이다. 눈부시게 급성장했고 역동적인 매력이 있다. 다만 우리가 거쳐온 덜 진적인 사회풍조, 제도, 문화를 지금 개도국들이 겪고 있듯, 우리가 아직 이루지 못한 더 나은 풍토와 제도, 문화를 지닌 선진국들도 분명 있다. 만일 내가 한국에서 겪고 있는 절박한 어떤 문제를 해결할 길이 그런 더 나은 나라에 있다면, 새해에 이민을 생각해 보는 것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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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문 읽기 링크 : 


작가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hongwriter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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