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캐나다홍작가 Jul 03. 2023

칼럼(12) 긴 겨울 끝 짧은 여름에 진심인 캐나다


경제신문 #비즈니스포스트 연재 칼럼


[워커홀릭, 마흔에 은퇴하다] 

긴 겨울 끝 짧은 여름에 진심인 캐나다, 한국 여름도 축제이길



야외 식당, 야외 카페에서 여름을 즐기는 캐나다 사람들. <캐나다홍작가>


[비즈니스포스트] 캐나다는 겨울이 아주 길다. 12월부터 4월까지 다섯 달은 눈 내리는 겨울이다. 5월 잠깐 봄이다가 6, 7, 8월 눈부신 여름이 되면 다들 들뜬다. 따듯한 햇빛을 즐기며 동네 들판, 공원 잔디밭, 바닷가 등지에 드러눕기 시작한다. 


한국보다 느리게 일해도 원래 세상이 그렇다는 듯 여유롭게 먹고사는 캐나다. 겨울에도 대부분 미소 넘치는 사람들이지만 여름이 되면 몇 달 안 되는 이 따듯한 기간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다는 듯한 얼굴들이다. ‘드디어 여름이다!’, ‘Finally!’


겨울에도 일주일 넘게 크리스마스 및 연말 휴가, 삼월에도 1~2주 정도 봄 휴가, 절기마다 여러 공휴일 등이 있지만 그래도 여름이야말로 여행과 휴가의 적기이다. 너도나도 짧은 주말여행이나 긴 휴가를 즐긴다. 


꼭 멀리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잠깐 짬을 내어 캠핑, 산책이나 소풍도 자주 간다. 모두가 바깥에 나와서 온기를 즐기는 데에 진심이 된다. 겨울이 길었던 만큼 이 온기가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인지를 아는 것이다.



여름 축제도 그만큼 많다. 매일 크고 작은 여러 행사들이 열린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동네 이벤트를 검색하면 하루에도 수십 개의 행사들이 있는 걸 보게 된다. 겨울에도 행사들이 꽤 많은데 여름에는 이벤트가 정말이지 폭주한다. 하루에도 여러 곳을 들르며 소소하게 또는 화려하게 여름을 즐기는 이들로 넘쳐난다. 


공원이나 바닷가 등에서 춤추고 요가도 하고, 동네 공원에 있는 오븐으로 피자를 구워먹는 마을도 있고, 딸기, 블루베리, 자두 등 과일 수확 체험도 한창이다. 인도 문화 축제, 필리핀 문화 축제, 케이팝 댄스 축제, 다문화 축제 등등 이민자의 나라답게 다양한 문화권의 축제도 함께 열린다. 


어제는 내가 사는 동부 소도시에 무료 케이팝(K-POP) 댄스 공연이 열렸다. 올해로 2회 차인데 소도시인데도 케이팝 댄스를 잘 추는 사람들이 수십 명이나 모인다는 것에 놀랐다. 


수십 명의 춤추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한국 이민자 자녀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젊은이들, 노인, 장애인 등이 함께여서 더 아름다웠다. 노인이나 장애인도 자연스럽게 여러 공연에 참가하고 어울리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캐나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이다. 각자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정신건강과 복지를 강조하는 캐나다다움이 묻어난다.         

▲ 캐나다 소도시, 거리에서 열린 랜덤 케이팝 댄스 챌린지에 수십 명이 도전하고 있다. <캐나다홍작가>


노는 사람을 비난하고 싶어하는 한국의 일중독 문화와는 판이하게 다른 곳이다. 정신 건강을 강조하고 여유 있게 사는 것이 익숙한 사회답게 아름다운 여름을 한껏 즐기는 것을 다들 당연하게 여기고 격려한다. ‘배가 불렀네’, ‘일은 누가 하나’ 같은 아니꼬움과 비난을 들이미는 풍조가 아니다. 


사람들은 2주 이상 긴 여름휴가를 다녀오기도 하고 학교는 여름 방학이 두 달 반 정도로 길어서 학생들은 다양한 캠프에 참여한다. 공부 캠프가 아니라 자연과 함께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캠프다. 


캐나다는 꼭 휴가가 아니더라도 원래 세네 시면 학교든 직장이든 다 끝나기 때문에 여가를 즐길 시간이 원래 많다. 한국처럼 공부 끝나고 학원에서 밤을 보내거나 야근과 회식으로 가족 얼굴도 못 보고 사는 삶과는 크게 다르다. 겨울에는 오후 대여섯 시에 해가 지고 춥지만 여름이면 아홉시까지 밝기 때문에 이 여름의 오후와 저녁은 더 특별해진다. 


꼭 돈 들여 화려하게 놀지 않더라도 즐길 거리가 많다. 주변에 녹지가 많으니 도시락 싸서 소풍 다니고 커피 한잔 타서 산책 다니기도 쉽다. 무료 공연이나 축제도 다양하게 열리고, 문화센터 프로그램이나 이민자 센터 프로그램도 풍부해서 나도 이민 후 지금까지 오 년간 거의 무료로 쉬고, 놀고, 배우고, 즐기는 중이다. 


...(후략)...




칼럼 전문 읽기 링크 : 


캐나다홍작가 인스타그램 링크 : https://www.instagram.com/hongwriter2019/



매거진의 이전글 칼럼(11)행복한 노인이 많은 세상에 산다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