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파이어족, 플렉스는 사양할게요

by 캐나다홍작가


느리고 여유롭게 사는 제2의 인생은 내 얼굴 표정마저 크게 바꾸어 놓았다.


은퇴 전, 학원에선 교육 서비스직의 친절 페르소나를 쓰고 있었어도 일터 밖에서는 지친 얼굴, 긴장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잘 안되면 어떡하지’, ‘실수하면 어떡하지’ 걱정을 달고 사느라 만성위염에 수면부족, 신경은 날카로웠다. 밖에선 웃고 안에선 지쳐있는 내가 무슨 지킬 앤 하이드, 다중인격은 아닐지 의심한 적도 있었다.


오우 그런데 오우, 은퇴를 하고 느리게 사는 지금, 돈 욕심을 줄이고 소박하게 사는 요즘, 지킬 앤 하이드는 무슨, 속은 편안하고 얼굴엔 부처 미소가 절로 나온다.


긴박할 일 없는 일상, 스트레스 주는 사람 없고 빠르게 성과낼 필요도 없는 시간 부자 은퇴자의 삶 덕이다. 마음이 슬렁슬렁 노곤노곤해진 게 얼굴로 다 드러난다. 아, 이런 게 여유라는 거구나!


파이어족 카페나 인터넷 글에서도 비슷한 얘기는 자주 나온다. '은퇴했더니 흰머리가 검어졌다', '은퇴 뒤 탈모가 개선됐다', '만성위염이 절로 나았다', ‘산책 때 전엔 안들리던 소리(새소리, 물소리)가 들린다’, ‘부부관계가 좋아졌다’ 등등. 여유로운 시간 부자들의 소소한 은퇴 재미, 깨 쏟아지는 얘기들이다.


30억 부자 은퇴로 이룰 수 있는 만족은 알 도리가 없지만, 몰디브 한달살이 플렉스는 물 건너간 거 같지만, 지금의 소박한 파이어로도 꽤 괜찮게 살 만하다. 느리고 소박하게 내 식대로 행복을 찾으며 내 길을 가련다. 뚜벅-뚜벅-폴짝-


캐나다 여름은 매일 무료 축제들이 넘쳐난다. 도심 바닷가 라틴 댄스 행사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즐기는 중



캐나다홍작가 인스타그램 링크 : https://www.instagram.com/hongwriter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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