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부동산이 이 시대에 대표적인 투자 양대산맥인데도 저런 생각만 하고 있다면 일단 돈 하고는 먼 인생이 될 확률이 높다.
일은 열심히 하면서도 투자에는 영 관심이 없거나 겁을 먹고 손도 안 대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그렇게 투자에 대해 뭘 잘 모르는 상태에서 주변에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돈 버는 이들이 급증하는 최고 거품 상태가 되면 그제서야 ‘나도 해 볼까’ 싶어 발을 담근다. 그러곤 손해를 보면 놀라서 ‘투자 철벽인’으로 회귀하는 수순을 밟곤 한다.
투자한 게 잘못이 아니라 무지한 채 투자한 게 잘못인데 본인만 이유를 오해하는 것이다.
무지한 채 투자한 잘못... 사실 이건 내 20대 때의 얘기이기도 하다. 가난하게 자라 고학하느라 스무살 과외부터 시작해서 입시강사로 일찍부터 돈을 벌었다. 하지만 투자 공부에는 게을렀다. 사실 필요하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돈이 중요하단 말은 백날 듣고 느꼈어도 돈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돈 공부는 어떻게 하는 건지는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더라.
돈은 잘 벌고, 잘 모으고, 잘 불리는 3박자가 다 잘 돼야 100점이다. 그런데 20대 때의 나는 나름 벌었지만 부모 부양으로 모으기도 힘들었고 불리는 데엔 하수였다. 과거를 돌아볼 때 가장 아쉬운 점이 이거다. 타임머신을 타고 이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내 멱살을 잡고 이 부탁을 꼭 할 거다.
“일을 좀 줄이고 돈 공부를 더 하라고!!!”
다행히 투자 공부가 아주 쉬워진 시대에 살고 있다. 책, 강연, 유튜브, 블로그 등에 공개된 좋은 정보가 엄청나다. 의욕만 있다면 고수들의 지혜를 쉽게 전수받을 수 있다. 이 편한 세상-
돈이 되고 힘이 되는 좋은 정보가 일반인에게 이렇게까지 열린 적이 있었던가? 역사 내내 힘이 되고 돈 될 정보는 이미 돈과 힘을 지닌 이들에게만 쉽게 열렸다. 그런데 이젠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시대, 시대 덕을 보며 살아보자.
책과 강연으로만 공부하기보다 실전 경험이 오래 쌓여 깨닫는 것도 멋진 일이다. 하지만 효율적인 길이 있는데 돌아가는 것도 고집이고 손해다. 내가 십수 년 동안 발로 뛰며 실수하고 고생하다 깨닫게 된 알짜 투자 팁들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부동산 책 몇 쪽에 떡하니 쓰여있는 걸 봤다. 처음부터 그런 책들을 보고 공부했다면 더 절세하고 투자 수익률도 높았을 거란 생각에 어찌나 아쉽던지.
미리 터득한 고수들의 지혜 전수가 이렇게 쉬운 세상인데, 굳이 하나하나 부딪치고 깨져가며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나 싶다.
이런 생각에 은퇴 뒤엔 고수들의 지혜를 찾아 열심히 공부하며 재테크 노하우들을 다지고 있다.
매일 2시간씩은 꼬박꼬박 경제, 비즈니스, 과학, 테크, 법률, 증권 등 다양한 분야의 잘 정리된 뉴스 기사들을 보고 정리하며 세상 흐름을 읽는다. 전자책 사이트에도 가입해서 매달 10권 이상씩 경제, 재테크, 트렌드, 미래학 분야의 여러 책들을 읽고 있다.
특히 도움 되는 건 여러 책을 읽으며 고수들 간의 교집합을 발견하는 부분이다. 똑똑한 책 한 권만 효과적으로 파서 성공하면 좋겠지만, 평점 10에 유명인사가 쓴 책이라도 부분적으로 과장된 말, 안 맞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한 권만 파는 공부는 위험하다. 별 요상한 이름을 다 붙여 투자법을 설명하는 책이 꽤 나왔지만 그걸로 갑부된 사람 별로 없는 게 현실이지 않나.
그러니 괜찮은 책들을 여럿 읽으며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선에서 공감이 가는 교집합을 찾아보자. 누구든 인정하고 고개 끄덕일 만한 내용이 보일 것이다. 어찌 보면 뻔해 보여도 그 뻔한 걸 혼자 생각해서 실천하지는 못하는 게 대부분이니까 이런 공부 효과는 크다. 자기 취향, 순간의 판단에만 이끌리지 않고 더 객관적, 더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절제력'이 생긴다.
또한 자기 경험이나 종합적 이해력을 바탕으로 비판적으로 재해석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책은 다 자기식 판단과 자기식 인생이 옳다고 쓰고 있지만 인문사회학에 항상 옳은 게 어딨겠는가. 이 사람은 이 말 하고 저 사람은 저 말하는 현실을 보면서 이랬다 저랬다 하지 말고 '절대고수, 절대진리가 없구나'를 깨닫는 시선이 필요하다.
이렇게 정리한 것 중 내가 꼭 지키고 있는 것을 부동산과 주식별로 세 가지씩만 나열해보자면 이렇다.
<주식 부분>
-일개 개인인 나는 주식 시장 앞에서 똥이고 먼지다. 자기 판단력, 얕은 지식을 믿지 말고 거시 경제의 흐름을 따라 주식 투자하자. (이건 너무 다양한 투자법 책이 난무하고 실패자도 많은 현실을 고려해 비판적으로 얻은 지식임)
-개별주 흥망에 출렁대지 말고 ETF로 안전하게 가자. 1등 ETF만 사자. 거래량과 총액이 커야 팔려고 내놔도 안 팔리고 물릴 일이 없다.
-살 때든 팔 때든 한번에 몰빵 말고 나눠서 사고 팔자, 가격 변동 영향을 덜 받는다.
<부동산 부분>(사실 이건 이십년 체험으로 깨우친 걸 책과 강연으로 다시 확인한 부분이다)
-임장 다니고 자료 정리하는 걸 취미처럼 하자. 빠삭하게 아는 곳이어야 오를 곳이 보인다. 비싼데 공실률 큰 잘 모르는 신도시 상가 조심.
-이자율 낮을 때는 융자 레버리지 효과도 좋다.
-상가 1층보단 2층 수익률이 높으니, 좋은 세입자가 확보됐다면(병원, 은행, 잘나가는 프랜차이즈 학원 등)면 1층 아니어도 된다.
월세가 집값 대비 싼 한국에서는 아파트 투자는 하지 않아서 저 정도가 내가 챙기고 있는 기본 룰이다. 갭투자보단 생활비 되는 월세 잘 나오는 상가가 내 필요에 더 맞는다.
끝으로 은퇴 뒤 읽은 돈공부 책 중에 가장 기초가 된 책을 하나 권하고 싶다. 자수성가한 부자인 JIMKIM Holdings의 김승호 회장이 쓴 책 <돈의 속성>,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돈을 친구처럼 대하라. 친구에게 무관심하고 함부로 대하면 나를 떠날 것이고, 이해하려 노력하며 소중히 대하면 나에게 오래 남을 것이다. 돈도 이와 마찬가지다. ‘돈 밝히면 못 쓴다’는 무관심한 태도로는 돈을 옆에 두는 사람이 될 수 없다. 사람을 사귈 때도 급하게 사귀다가는 올바른 판단이 안 돼 실수하는 것처럼, 돈을 대할 때도 급한 마음에 투기하지 말고 공부하고 신중히 판단해서 좋은 투자가 되게 해야 한다.
이 말들 자체가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서 얼마를 벌라고 콕 짚어주진 않는다. 하지만 '돈을 가지려면 돈을 잘 알고 친해져야 한다'는 기본 태도를 깨닫고 나면 그다음 노력들은 쉬워진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기본을 짚어주고 있다. ‘내가 스무 살 때부터 이런 생각으로 경제 공부를 시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했던 책이다.
혹시 아직 돈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이 책을 계기로 물꼬를 트는 건 어떨까? 어른의 세계에서 발붙이고 잘 살기 위한 기본 공부가 바로 돈 공부고, 이걸 미룬다는 것은 안정적인 삶을 미루는 것과 같다. 그러니 귀찮고 겁나더라도 한 발짝 내디뎌 돈 공부를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