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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 연길 Jun 15. 2021

한번 더 경험해보고 싶은 순간은

인터뷰 DAY 9


Q. 당신의 삶에서 과거로 돌아가 한 번 더 경험해보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살면서 세 번 정도 짜릿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매일 밤 다음 날이 기대되어 설레던 때라고 저는 정의하는데요. 최소 반년은 지속되었던, 즉 단발적이지 않았던 시간이었고요. 인생은 즐거운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귀중한 시기입니다. 돌아가 볼 수 있다면 한 번 더 가보고 싶네요. 지금은 소중한 추억이 남았지만요. 그 첫 번째는, 97년 초등학교 6학년 때입니다. 담임선생님에 대한 반항으로 반 전체가 파벌 없이 똘똘 뭉쳐 악동짓을 많이 했었습니다. 살면서 제일 많이 웃었던 1년이 아니었나 싶네요. 두 번째 시기인 대학교 1학년 때에는 모든 것이 새로워서 행복했습니다. 상상했던 캠퍼스 라이프 그 이상의 재미가 제 삶에 펼쳐졌습니다. 그때의 공기와 햇살까지 기억나요. 이제는 그리운 감정에 버무려지기까지 했습니다. 학교를 방문하면 청승맞게 눈물이 나요. 2010년에는 뉴욕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는데요. 그 덕에 제가 지금까지 뉴욕 병이 안 나았네요. 하나라도 눈에 더 담고 싶어 조바심까지 생겼던 시기입니다. 잠을 줄여가며 밥을 굶어가며 맨해튼의 온 길거리에 족적을 남기고 다녔습니다. 그래도 더 못 놀았던 게 아직까지 아쉽네요.

찬란한 1년은 건조한 5년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사는 비법은 멀리 있지 않은 것 같네요. 다음 날이 기다려질 정도로 행복하게 지내면 5년씩 수명연장이 되는 셈이니까요.



* 하루에 한 번 강제적으로 글을 쓰게 도와주는 [컨셉진]의 인터뷰 구독 서비스에 답변했었던 내용들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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