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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 연길 Nov 12. 2020

생각이 너무 많습니다.

아오 정말로 너무 많아요.


잠을 설치고 난 아침에 쓰는 글입니다. 불면증이죠. 요 근래 괜찮아졌다 싶었는데 또 도진 것 같네요. 착잡한 마음이 들었고, 아침부터 괜한 것에 트집을 잡아 아내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네, 맞습니다. 그 후에 오는 건 또 자책감이란 괴물입니다.


생각이 많은 건 좋습니다. 늘 그렇게 생각해왔습니다. 생각 없이 산다면 이런 글도 안 쓰겠죠. 움직이게 만드는 연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좋은 생각이든 나쁜 생각이든 말이죠. 하지만 생각이 생각에 그치지 않고 마음이 되어 버리는 순간이 올 때가 있는데 그건 다른 문제인 것 같네요.


좋은 마음이 굳건한 사람들은 다릅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엔 그랬습니다. 그들이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마음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또 좋은 에너지로 치환시키기까지도 합니다. 반대로 나쁜 생각이 들 때엔 그 생각이 나쁜 마음으로 흑화 되어버리지않게 막아주죠. 이게 큰 차이인 것 같아요. 저와 다른 부분이죠.


그들은 왜 좋은 마음을 갖게 되었을까. 나도 가질 순 없을까. 어떻게 해야 하나 연구해 본 적이 있습니다.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경험일까. 종교일까. 대충 살자는 마인드일까. 공통분모는 믿음이라는 키워드였습니다. 내가 잘못되더라도 혹은 잘못하더러도 괜찮을 거란 믿음이죠. 그 믿음이 사람의 마음을 굳건하게 만들더라고요. 물론 그 믿음의 원천은 사람마다 다르지만요. 돈이 될 수도 있고 종교가 혹은 사랑이 되기도 하구요.


다시 저의 이야기로 돌아와 마무리를 하자면, 나쁜 생각을 넘어 나쁜 마음을 갖는다는  몹쓸 일입니다. 일단 본인을 갉아먹구요. 깎인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남에게 상처를 줍니다. 일종의 전염인 거죠. 악마에게 혼을 뺏겼다는 비유를 왜 하는지 이해가 될 정도입니다. 다시 아내에게 한없이 미안해지네요.


산다는 건 힘든 일입니다. 고뇌의 종류도 늘어나고, 깊이도 점점 깊어지죠. ‘생각대로 되지 않네’의 경험이 많아지고, ‘마음먹기 나름’이란 말도 공감이 되기 시작합니다. 생각이 많은 건 좋지만 마음도 신경 써야 할 나이입니다. 나쁜 생각이 나쁜 마음이 되지 않게 늘 경계해야 합니다. 나쁜 마음을 갖는 건 몹쓸 일이니까요. 이렇게 자기 암시를 걸 듯 오늘도 되뇌어 봅니다. 학습이라도 되겠거니 하는 바람으로요.


넋두리 같은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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