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차 2
2019년에 사이버 대학교에서 차에 대해 배웠다. 그때는 홍차와 허브티가 주된 관심사였다. 홍차는 세계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넘치는 매력에 더해지는 보석 같은 차 색과 은은한 향기가 좋아서였다. 허브티는 그 식물들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페퍼민트의 화한 향기부터, 레몬밤의 수더분한 맛, 루이보스의 빨간 차 색과 라벤더의 진하고도 포근한 향기가 좋았다. 그러면서 백차에서 느껴지는 맑은 맛과 향에 끌렸고, 강렬한 와인색과 함께 오래된 풀잎 향까지 흘려주는 보이차에도 눈을 떴다. 정말 찻잎이 보여주는 세계는 아름답기 끝이 없었다.
사다 놓은 찻잎들을 하나씩, 두 개씩 비워가는 동안, 녹내장이 찾아왔다. 한의사 선생님께서는 카페인을 염려해서 녹차를 당분간 끊으라고 하셨다. 그에, 찻잎으로 만드는 모든 차들이 금지되었다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흑차, 홍차, 6대 다류는 모두 녹차를 이용하여 만든다).
커피도, 차도 금지되었으니, 자연스레 꽃차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마시기 전에 한의원에 문의해보았다. 앞서 말했던 메리골드 역시, 눈에 좋으니 괜찮다는 허락을 받았다. 두 번째로 허락받은 차는 민들레 차이다. 간에 좋으니, 눈에도 좋단다. 한의학에서 간과 눈을 연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는 간략한 설명도 함께 해 주셨다.
사실 내게 민들레란, 씨앗이 몽글몽글 뭉친 상태에서 후~불어 날렸던 기억이 가득한 꽃이었다. 봄만 되면 아이가 온 동네 민들레를 불고 다니기도 하기에, 씨앗이 가득 맺힌 꽃송이가 더욱 친근하다. 그러한 민들레를 꽃부터 줄기, 뿌리까지 함께 마시면 어떤 느낌이 들까?
민들레 꽃에서는 아무 향기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차로 우려내면 그 차향은 딱 한마디로 표현된다. "고소함". 익히 알고 있는 깨나 견과류의 고소함과는 다르다. 은은한 풀향기와 섞이는 담백한 향이 올라온다. 마시면 그 고소한 느낌은 배가 된다.
따뜻하게 우려내서 마시는 이 차 한잔은 또 다른 위안이 된다. 무엇이든 과하면 좋지 않으니, 하루에 딱 한 잔. 그나마도 다른 꽃차들과 함께 마시기에 며칠씩 떨어졌다가 마신다. 보름 만에 마시는 민들레차에서 작년 봄의 땅과 하늘이 느껴진다. 민들레가 자신이 살았던 그 시절의 향기를 품었다가 전해주는 것 같아서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