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보글

그냥 하루 쓰기

by 홍유

집에 오락실 오락기를 들였습니다.


핸드폰을 자꾸 잡으려는 아이에게 차라리 오락기를 잡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꼿꼿한 자세로 앉아 멀리 화면을 두고 하라는, 그저 단순한 이유였습니다만...

이것이 이렇게 집요한 승부욕을 불러올지는 미처 몰랐지요.


열심히 열심히 노력한 결과.

드디어 보글보글 100판을 깨고 말았습니다.

시간제한도 없고, 동전함에서 2000원을 계속 꺼내서 다시 넣어 가면서,

아이와 둘이 앉아서 제법 열심히 했지요.


처음으로 100판을 깨고 엔딩을 보던 날.

보글보글을 깨면 이런 엔딩이 나옵니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네 삶도 보글보글 같으면 좋지 않을까?

함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같이 머리를 대고 전략을 의논하고,
중간중간 나오는 보상은 골고루 나누려 하고
서로를 보호하며 싸우다가
함께 목표를 이루는 것.

그리하여 서로 마주 보고 웃을 수 있는 것.


단순히 게임이라는 것을 막을 것만이 아니라,

게임을 하면서 아이와 함께 생각을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만 같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아이는 미묘한 침음만 남기고 들어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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