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난 하늘이 더 예쁜 이유

신간읽기 프로젝트 15

by 홍유

요즘은 집 근처에서 온전한 하늘을 보기 쉽지 않습니다. 건물이 높아지다보니 탁 트인 하늘을 본다는 것 자체가 사치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지요. 그래서인가요? 탁 트인 하늘이 찍힌 사진을 보면 그렇게 좋아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윈도우 배경화면조차 부러웠으니까요.


그런데요. 조각난 하늘이지만, 그 안에 아름다움이 담뿍 담겨있다는 것을 저는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책 작가님들의 시선이란, 너무나도 경이롭지요. 그저 막연히 탁 트인 하늘에 대한 동경을 갖기 보다는, 바로 지금, 바로 여기, 바로 내 앞에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내시는 심미안이라니. 저도 갖고 싶고,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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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조각 / 이순옥 / 2021. 11. / 길벗어린이 / 그림출처: 알라딘 인터넷 서점


하늘이 조각나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앞표지의 하늘조각이라는 글자와 함께, 동그란 하늘이 보입니다. 그 안은 또 예쁜 구름으로 여러조각이 나 있네요. 뒷표지도 보세요. 앞 표지랑 똑같이 생긴 구름이 하늘에 떠 있습니다. 무엇보다! 바코드가 보이시죠? 구름 모양으로, 조각난 하늘을 예쁘게 표현해 놓았습니다. 표지부터 마음을 설레게 하는 포인트가 가득합니다.


본문 안에는 조각난 하늘들이 가득합니다. 미처 몰랐습니다. 조각난 하늘이 아니라, 살짝 가려진 큰 하늘이 내게 오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건물 사이로, 창문을 통해서, 터널을 빠져 나올 때도, 거울 속에서도, 선글라스 안에서도, 나뭇잎 사이로 별처럼 쏟아지면서. 그렇게 하늘은 온통 우리 곁으로 내려 앉습니다. 살짝살짝 틈새로 눈을 맞추면서요.


이 책은 하늘 찾기를 위한 숨은그림책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작은 틈새 사이로 하늘이 얼마나 보이는지 자꾸 찾게 되더군요. 창틀 사이로, 구름 사이로 말입니다. 제 창문 밖에는 구름이 가득하지만, 그 사이로 삼각형 모양의 하늘이 보입니다. 그 하늘이 얼마나 파란지, 자꾸만 바라보게 되네요. 오늘 하루, 틈새마다 내려앉아 나를 바라보는 하늘과 숨바꼭질도 한 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주말이 다가오니까요.



커버이미지: 하늘 조각 책 앞표지(이미지 출처: 알라딘 인터넷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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