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가 어때서?

신간읽기 프로젝트 17

by 홍유

예전에 가수 아이유 님과 임슬옹 님께서 함께 불렀던, <잔소리>라는 노래를 아시나요? 가사가 너무나도 발랄하고 예뻐서 종종 흥얼거렸던 노래입니다. 그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을 올려볼게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널 위한 소리
내 말 듣지 않는 너에게는 뻔한 잔소리
그만하자 그만하자
사랑하기만 해도 시간 없는데

머리 아닌 가슴으로 하는 이야기
니가 싫다 해도 안 할 수가 없는 이야기
그만하자 그만하자
너의 잔소리만 들려

(중략)

사랑하다 말 거라면 안 할 이야기
누구보다 너를 생각하는 마음의 소리
화가 나도 소리쳐도
너의 잔소리마저 난 달콤한데

사랑해야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
내 말 듣지 않는 너에게는 뻔한 잔소리
그만하자 그만하자 이런 내 맘을 믿어줘

- 잔소리(아이유)


평소에 저는 잔소리를 참 많이 합니다. 물론, 남편과 아이에게 말이지요. 솔직히 주변 분들에게 잔소리를 한다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기도 하고, 제가 뭐라고 다른 분들에게 잔소리를 하겠는가 싶어서 감히 할 생각도 못하지요. 하지만 아이와 남편에게는 그런 자잘한 이야기들이 무한정 반복됩니다. "자기 전에 양치 꼭 해, 밥 흘리지 말고 먹어, 숙제 잘 챙겨서 하는 거야, 높은 곳에 올라가면 위험해" 등등. 사실 잔소리라기보다는 응당 엄마가 해야 할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다만 반복하다보니 잔소리로 격하되어버려 억울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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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당부 / 제인 고드윈 / 안나 워커 / 신수진 옮김 / 2021. 10. / 도서출판 키다리 / 그림출처: 알라딘 인터넷 서점


그런데요. 잔소리라는 말 대신 <작은 당부>라고 말하면 어떨까요? 왠지 들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되어 버립니다. 물론 어조도 하이톤의 딱딱한 말투가 아니라, 핑클이 노래한 것처럼 "약속해줘~"라며 조곤조곤한 말투로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심지어 시작도 저와 같습니다. "양치질하는 거 잊지 말기."


아이를 향한 부모님의 당부. 소중한 존재를 향한 당부. 좋은 습관으로 나의 몸을 챙기고, 마음을 돌보고, 이 세상을 향해 눈을 들고, 항상 포근하고 따뜻한 곳을 잊지 않고 돌아오면서. 희망을 갖고, 꿈을 꾸고, 세상 속에 살되, 혼자가 아니라는 것. 조곤조곤 따뜻하게 이 책은 이야기해주네요. 지금은 나에게 잔소리를 해줄 사람이 점점 줄어가고만 있어서 서글펐는데. 이런 당부를 들어 버리니 코끝이 찡했습니다. 아마도 잔소리가 많이 고팠나봅니다.


세상에 나를 위한 진짜 잔소리가 몇이나 있을까요? "다 널 위한 소리야"하며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거짓말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너나 잘하세요"라며 금자씨가 시니컬하게 이야기를 했을까요 (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감독, 이영애, 최민식 주연, 2005). 그런 가짜 잔소리는 널 위한 소리라는 포장 없이는 건네볼 수도 없으니 그랬겠구나.. 지금에야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네요.


정말 듣고 싶은 목소리가 있다면, 그분을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어보세요. 조곤조곤, 이 세상을 향한 나의 걸음을 응원해주는 목소리. 그 소리를 덧칠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와 함께 두 발로 서서 앞을 보세요. "이 세상에 있는! 당신은! 혼자가 아니예요!!" 그리고 그 사실만으로도, 가슴은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


덧) 그리고 저희 아이에게 한 마디만...

엄마의 잔소리는!!

머리 아닌 가슴으로 하는 이야기!!
사랑하다 말 거라면 안 할 이야기!!
누구보다 너를 생각하는 마음의 소리!!
사랑해야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



커버 이미지: <작은 당부> 앞 표지(그림출처: 알라딘 인터넷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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