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고 귀엽고 그래서 애잔한

신간읽기 프로젝트 22

by 홍유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것은, 회색 늑대가 꼭 어린아이들과 같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귀엽고 엉뚱한지, 대여섯 살 아이들을 보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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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늑대의 변장 / 질 비주에른 / 로낭 바델 / 서광사 / 그림: 알라딘 인터넷 서점

강물에 떠 있는 악어를 보면서 번뜩! 아이디어를 얻은 회색 늑대는, 악어처럼 변장을 하고 새를 기다립니다.

새가 나타나면 악어처럼 한 입에!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입니다. 잔뜩 기대를 하고 변장을 했지만 새들은 절대로 쉽게 속지 않지요.


이번에는 양들을 속이기 위해 변장을 하고, 다음에는 토끼를 속여보려고 당근이 되어 보지요. 정말 어렵게 어렵게 변장을 하면서 변장 기술은 계속 발전합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하지요. 동물들이 얼마나 현명한데요.

그렇게 터덜터덜 지나가다가 친구를 발견합니다. 아! 세상의 일은 돌고 도는 것이 그런 것인가 봅니다. 동물들을 속이려고 고군분투하던 늑대가 이번에 깜박 속아버렸거든요. 쉽게 무언가를 얻으려고 자신의 모습을 계속 바꾸어 나가는 늑대는 어떻게 될까요?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자기 눈에만 보이지 않으면 세상이 모두 눈을 감는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늑대는 귀엽습니다. 그리고 마치 우리들처럼, 내 눈에만 안 보이면 세상이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늑대는 애처롭지요.

늑대에게서 아이를 보는 것도, 어른을 보는 것도 다 좋습니다. 그저 늑대의 길을 함께 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짚어보는 것도 좋지요.


유독 마지막 문장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사냥을 잘하는 비법은 없어. 냄새를 잘 맡기만 하면 돼.

맞습니다. 우리는 늑대처럼 비법만 찾아 헤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속이려고 하고, 무언가 쉽게 얻으려고도 합니다. 그렇지만 결국, 그렇게 얻어지는 것은 내 손 안에서 부스러져버리지요. 오직 한걸음 한걸음 내가 노력해서 가는 것이 아니면 내 안에 쌓이지 않습니다.

그저 모든 일에는 그 근원이 중요한 것, 잔꾀를 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 요즘 들어 그것이 참 어렵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사냥을 잘하려면, 냄새를 잘 맡고, 사냥감을 잘 쫓아가야 하니까요. 그리고 잘 살아가려면, 열심히 노력하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성실하게 뚜벅뚜벅 살아가야 하니까요.




커버 이미지: 회색 늑대의 변장 앞표지(그림: 알라딘 인터넷 서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진심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가 요즘 새로 일을 시작해서 글이 뜸합니다. 그래도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꾸준히 올릴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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