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에 퇴직한 문과생 이야기

18. 보상을 찾아라!

by 드리머



약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성실한 활동을 인정받아 경기베스트락커로 선정되면서 명실상부한 경기도를 대표하는 블로그 기자단이 된 인문이는 오랜만에 ‘성취감’이라는 단어의 맛을 보게 되었다. 더불어 이러한 블로그 활동이 앞으로도 지속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취미 삼아 부수입도 올리면서 활동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인문이의 이런 기대와 희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경기도청에서 운영하는 경기소셜락커(경기도 블로그 기자단)의 운영 방침이 해가 바뀌면서 변화를 맞이한 것이었다. 당초 매주 2건 이상의 블로그 포스팅을 하면 그중 ‘달콤한 나의 도시’라는 경기도 공식 블로그에 중복으로 포스팅되어 글이 많이 노출되는 만큼 최대 2건의 포스팅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졌다.

경기도청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보상이 감사 시 개선사항으로 지적되어 보상방식의 변화를 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직접적인 물질적인 보상이 아닌 봉사시간 적립 등의 포인트 적립과 같은 간접 보상방식으로 전환된 것이다.


나름 재미와 흥미를 더해 쏠쏠한 보상의 재미까지 느껴왔던 인문이는 주된 활동의 보상제도 개편으로 자신의 블로그가 방향성을 잃기 전에 대안을 찾아야만 했다.

대안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만은 않았다. 이미 다양한 기관에서 정책 홍보를 위한 블로거를, 기업에서는 생산된 제품에 대한 홍보를 위한 블로거 등 다양한 곳에서 블로그를 모집하고 있던 터였다. 다만 인문이가 지금까지 추구해 온 블로그 방향성인 ‘아이들과 함께 주말에 가볼 만한 곳’이라는 주제와 합치하는 기관이나 기업에서 블로그를 모집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터였다.


며칠간 이어온 광범위한 탐색을 지양하고 보다 지엽적인 탐색으로 접어든 인문이는 자신의 블로그와 궁합이 잘 맞을 듯한 블로그 모집 공고를 찾아냈다.

바로 한국민속촌이었다. 한국 민속문화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널리 알리고 한국민속촌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는 홍보대사의 역할을 맡아 중 블로거를 모집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러한 홍보를 위한 한국민속촌 출입이 활동기간 중에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이었다. 공짜를 좋아하는 인문이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다만, 특이하게도 서류전형에 이어 2차 면접전형까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마치 입사지원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모집공고 상에도 한국민속촌 공채 또는 수시 지원 시 채용 간산점 부여라고까지 명시가 되어 있었다.


인문이는 모집공고를 천천히 스캔했다. 활동기간은 6개월, 매월 3건 이상의 포스팅 그리고 한국민속촌 관련 커뮤니티 및 SNS 활동을 요했다. 하나하나 뜯어보니 복잡하거나 힘든 내용은 없었지만 블로그 기자단 뽑는데 무슨 면접까지 보나 하는 생각에 좀 망설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베스트락커를 대체할 만한 활동은 ‘바로 이거다!’ 싶을 정도로 확신에 찬 인문이는 매월 우수 기자에게 소정의 상품을 지급하고 수료증은 물론, 최우수 기자상까지 시상한다는 혜택의 수혜자가 바로 자기 자신임을 상상하며 간단한 이력과 자기소개를 담은 신청서를 하나하나씩 채우고 있었다.


‘징~징~징~’

조용한 사무실에서 인문이 핸드폰 진동소리가 책상을 마구 흔들었다.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여긴 한국민속촌입니다. 제2기 한국민속촌 블로그기자단에 신청을 해주셔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아~ 네네~”

신청서를 메일로 보낸 지 5일 정도가 지났을 때였다.


“일단 서류전형은 통과를 하셨고요, 2차 면접 일정 문의차 연락을 드렸습니다. 혹시 이번 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면접을 보러 오실 수 있으실까요?”

“네~ 이번 주 토요일 가능합니다.”

“그럼 한국민속촌 입구에서 블로그 기자단 면접 보러 사무실 방문이라고 말씀하신 후 입장하셔서 바로 왼편에 있는 부속 건물로 오시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경기베스트락커 활동을 대체할 만한 블로그 기자단 활동을 다시 거머쥐기 위한 인문이의 여정이 또다시 시작되었다.

겨울의 문턱에서 방문한 한국민속촌의 늦가을 정취는 마치 중년 남성의 방황하는 마음을 대변하듯 낙엽이 이리저리 뒹굴고 있었다. 포근함이 느껴지는 건물 안의 사무실로 들어가자 인문이보다 먼저 와서 대기하고 있는 면접자로 보이는 사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몇 명을 선발할지는 모집공고상에 나와 있지 않았기에 예측할 수 없지만 인문이를 포함해 6명의 대기자가 있는 걸로 미루어 짐작건대 최소 3명은 뽑지 않을까 하고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인문이에게


“안녕하세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임인문입니다.”

“네~ 번호는 2번입니다. 면접 시작하면 두 번째로 저기 보이는 회의실로 입장하시면 됩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인문이를 포함해 남자 2명 여자 4명의 면접자들을 향해 담당직원은 말했다.

“여기 계신 분들이 다 선발될 수도 있고 모두 선발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간단한 질문을 할 예정이니까 너무 부담은 갖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긴장 푸시고 지금부터 약 5분 후에 첫 번째 면접자부터 회의실로 입장하겠습니다. 제가 따로 안내를 해 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첫 번째 면접자가 들어가고 인문이 바로 옆에 있는 여성 면접자가 인문이를 향해 물었다.

“혹시 경기마스터락커 수업 듣지 않으셨어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옆 사람을 스캔하며 인문이가 대답했다.

“어…네 맞아요! 근데 저를 어떻게…..”

“맞으시구나… 긴가민가 했는데… 전 끝까지 수료를 못하고 절반쯤 정도만 듣다가 중도 이탈을 했어요. 제가 좀 컴맹이긴 한데 수업 때마다 실습을 컴퓨터로 하는 게 좀 숙달이 되지 않았거든요. 아마 제가 한두 번 옆에서 질문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마다 잘 알려주셨던 기억이….”

“ 아, 그래요? 제가 몰라뵀네요. 죄송해요.”

“아.. 아니에요~ 근데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그 경기도청에서 기자단 운영방식이 바뀌어서 더 이상 현물 보상을 안 한다고 해서 물질적 보상을 해주는 곳을 찾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아… 그러시구나…”

“보상이 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좀 쏠쏠해서 계속한 것도 있는데 갑자기 운영방식이 바뀌었다고 하니 뭐… 봉사실적으로 적립을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아… 그래도 저보단 나으시네요~ 전 활동 자체를 할 기회도 없어서 혹시나 여긴 괜찮을까 해서 지원했는데 막상 면접까지 본다고 하니 오기가 망설여지더라고요”

“서류통과하셨으면 당연히 오시는 게 맞죠~ 근데 블로그는 어떤 주제로 포스팅하세요?”

“전 화장품 리뷰를 주로 올려요~, 화장품 말고 생활용품도 가끔 올리고요”

“그런 게 더 쏠쏠하지 않아요? 제품도 받아서 쓰고 포스팅하면 그에 대한 보상도 받고”

“그렇긴 한데 너무 상업적으로만 하는 것 같아서 분야를 다양화해 보려는 생각도 있어요”

“아… 그러시구나.. 전 제품리뷰나 후기는 잼뱅이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가족들이 여행 가볼 만한 곳 위주로 올려요~”

“애들이 참 좋아하겠어요~ 전 아직 애들이 없어서….”


그렇게 잠시 대화를 나누는 사이 첫 번째 면접자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허탈한 미소를 살짝 지으며 회의실 안에서 나왔다. 바로 다음 차례인 인문이가 일어나 회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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