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by Honsi

너의 문장 아래에 그었다
습관처럼 길어지는 당신의 능선
끊이질 않길 바라며 더 먼 곳에 시선을 두고
길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백지 같은 안개로

도망치지 말라며 무릎을 꿇고 기어가던 길
아직도 선명한 당신의 표정과 침묵
일렁이던 저수지의 물결이 닿을 곳 없이
나는 그 말들을 모조리 씹어 삼킨다

아가리의 혈이 덮어지고 굳어진다
더욱더 짙어지거라
떨어질 수 없는 검붉은 아스팔트

당신의 문장 아래 줄을 그었다
길이 끝나버린 최후의 날
저 멀리 노을이 눕는다 다시 해가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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