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평화
조용히 기도하던 그 새벽을 기억한다. 우리 교회의 소성전의 습한 곰팡이 냄새, 고요히 흐르던 녹음테이프의 피아노 찬송 소리. 시간에 맞춰 속속 들어오던 성도들. 그때마다 삐걱이던 소성전의 문과 신발 벗는 소리들. 우리들은 지정석이 아님에도 늘 앉던 자리에 앉아 기도를 했다. 예배 시작 전 낮게 울려 퍼지는 우리 아버지의 기도 소리와 말없이 몸을 움직이며 기도하는 엄마. 나는 늘 잠이 깨지 않아, 기도와 잠 사이에 눈을 감았다. 그 평화와 각자의 사랑이 넘치던 시간. 문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