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말
말은 할수록 사라지고, 글은 쓸수록 얕아진다. 그 얕아진 마음을 보이고 싶지 않아, 그나마 나은 공간을 찾은 곳이 여기다. 보일수록 얕은 내 마음이 들킬까 두렵고, 할수록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릴까 입을 다문다. 많은 변명을 해야 하고, 앞으로 비슷한 류의 변명들이 더 많은 삶을 살아야 됨을 안다. 작고 작은 것들은 놓고 가도 된다지만, 애초부터 내 인생은 그렇게 직조되어있지 않기에 놓고 간 것들을 다시 주워가거나, 애써 고개를 저으며 무시하는 방법을 연습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정말 너무나 쉽지 않아 여전히 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차라리 처음부터 그렇게 되지 않는 게 가장 좋다. 며칠째 '이미 그렇게 되어버린 일에 대해' 무수한 변명이 내 안에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