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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si Jul 19. 2021

외로움

아주 오랜 감정

문득 외롭다 생각했다. 오래 느껴보지 않은 감정이어서 조금은 낯설었지만, 기억할  있는 마음들이 순식간에 몰려와 괜스레 우울해졌다. 영필이의 결혼식이 있었고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매번 이야기하지만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마치 전생의  부분 같을 때가 많다. 공부도  하고 놀던 멍청이들이 어느새 각자 사회의 일원이 되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있자니, 자연스레 말수가 줄어들었다. 그냥 고개를 끄덕이길  차례. 뭐가 그렇게 맞지 않는 사람 같았을까. 나를 애매하게 반기는 재진이의 반응에도 기분이 조금 상했는지 조금 일찍 자리를 떴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조금 많이 걸었다.


 익숙했던 감정들이 조금은 낯설게 된 지금. 약간은 즐기듯 걸었다. 조금 돌아 걷고, 느리게 걷고, 오래전 그 밤의 슬펐던 날들을 좀 더 기억해보려 슬픔을 불러왔다. 날도 적당히 좋아 땀이 났다. 그렇게 조금 더 걸었다. 그리곤 문득 또 너무 우울한 건 싫으니까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 더 걸을까. 시를 쓸까. 사진을 찍을까.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사소한 게시판을 하나 만들었다. 시답잖은 하루가 나열되면 조금은 낫지 않을까. 내일이면 사라질 감정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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