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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si Feb 22. 2022

서울대입구

전 집


우리 엄마 같아. 쉬지 않는대. 어떤 삶은 정말 이해되지 않는 무게를 지고 살아.  아주머니도 그래. 영하 9도의 날에  전들을 팔아, 무엇을 채울까? 오후 1시에 나와서 10시에 들어 가면 잠은 언제 자고, 다음  재료 준비는 언제 하나? 쌓이는 돈은 의미가 있나. 언제 쓰고 무엇을 위해 쓰나.

 아주머니는 일하지 않으면 아프대. 쉬는 날이 제일 아픈 날이래. 그래서 쉬지 않는대. 우리 엄마도 그랬어. 명절이 제일 아프대. 쉬는 게 제일 힘들대.

 그렇구나. 이야기를 듣다가 그러게, 난 참 이상한 교육을 받았네. 나는 그녀들의 밥을 먹고 자랐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받은 교육에선 저 삶을 이해할 수 있는 답이 없네. 이유를 찾아보려 질문을 해. 내가 배운 온갖 질문이 엄마를 괴롭혀. 내가 밥을 다 먹으면 ‘저리 가 공부해’. 치우지 못한 그릇들. 그 그릇들을 밀어내며 책상에서 질문들을 배웠는데. 그 삶을 질문할 수 있는 질문이 없네.


 오징어  하나와 식혜를 판다 길래. 현금으로 계산하고 집에 왔어. 살짝 삐져 나온 오징어를 보다 알았어. 질문은 여기있었네. ‘아주머니, 뭐가 제일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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