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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si Apr 08. 2016

마음을 전하는 것

그 축복에 대해

 좋은 책을 읽고 작가분에게 작은 쪽지를 보냈다. 작가분도 자리하지 못한 나에게 작은 글귀가 적힌 책을 선물로 남기셨으니, 우리는 소통한 셈이다. 하나의 마음이 가고, 다른 하나의 마음이 온다는 것. 그것은 축복이다. 한 해 동안, 마음 언저리에 돌고 있던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해서였는지는 몰라도 작가분에게 감사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그 짧은 시간이 좋은 대화 같았다. 따듯한 홍차와 여유로움이 묻은 그런 분위기 좋은 찻집에서. (작가님의 책에 등장하는 찻집이 떠올라서) 무엇보다 솔직할 수 있다는 점, 나의 감정의 불순물을 빼고 오롯이 좋은 마음을 전달한 것 같다. 그리고 내 마음을 전달한 매체가 쪽지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메일이나 자필 편지 혹은 댓글 형태였다면 너무 과하거나, 건조했을 것 같은데, 1,000자 이내에 글을 쓰라니까. 아주 진솔하게 마음을 전했다. 기분이 좋다.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할머니에게 걱정말라고 이야기하는 것. 동생에게 잘 될거니까 힘내라고 말하며, 친구들에게 보고싶다고 문자를 보내는 것. 아버지에게도 사랑한다 고백했던 것이 나에게는 다행이다. 더 늦기 전에, 이렇게 쉬운 축복들을 놓치며 살지 않길.

 기흥도서관에서 작가님과의 대화가 있던 날, 고속도로에서 사고로 자리를 채우지 못했던 방성준이라고 합니다. 이제야 작가님의 한마디가 적힌 책을 다 읽었네요. 딱,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네이버에 작가님의 이름을 검색했습니다. 좋은 페이지가 있어 다행입니다. 덕분에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영화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직, 미흡하고 작은 창작자지만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도 소비하며, 향유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책도 저에게 좋은 자양분이 되었네요. 플러스로 용기까지 주시다뇨. 감사합니다. 언젠간 제 영화도 작가님에게 소비되길 원합니다.
 원래는 작가님보다 음악가로서의 이석원 형님을 더 좋아했는데, (올해 스물여덟입니다. 형님) 이제는 그 경계가 무의미한 것 같습니다. 저의 삶에 있어서 어떻게든 크고 작게 영향을 주시는 분인 것 같네요. 최근에 공개한 앨범도 무척 잘 듣고 있습니다. 늘 쓰고, 노래해 주세요. 저도 용기내서 쓰고, 찍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차 한잔 할 수 있는 그 날까지 쭉쭉 살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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