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주차위반 티켓에 속은 한인들 많아"

토론토공항 주변 업체 부당행위 만연…전문가들 "벌금 낼 필요없어"

by 조 욱 John Cho
최근 한인이 받은 주차위반 청구서. 해당 티켓은 공항 셔틀버스 운행업체가 발행한 것으로 강제성이 없으나 교묘히 정부기관 티켓으로 위장해 여러 피해자를 양산한다.


강제성이 없는 '가짜 주차위반 티켓'에 피해를 입는 한인들이 속출해 교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토론토 피어슨공항 주변의 셔틀버스 운행업체는 공항 인근에 주정차한 차량을 대상으로 위법한 방식의 주차위반 티켓을 남발해 부당 수익을 챙긴다.


이 업체는 주차위반 통지서에 '요금을 내지 않으면 채권추심 기관으로 이관된다'라는 문구를 넣어 마치 경찰의 주차위반 티켓과 동일한 강제성이 있는 듯 감쪽같이 사람들을 속였다.


취재 결과, 가짜 벌금 티켓을 받은 한인 중 여러 명이 '채권추심 기관(Collection Agency)의 강제 집행'과 '신용점수 하락' 등을 우려해 내지 않아도 될 돈을 실제 납부했다.


캐나다의 경우, 정부기관(경찰·시청 등)이 발행한 교통위반 티켓을 기한 내 납부하지 않으면, 해당 벌금은 채권추심 기관으로 이관되며, 신용점수 하락 등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에 심각한 제약을 야기할 수 있다.


토론토 한인 윤모(47)씨는 "몇 년 전 고속도로에서 부당하게 과속 티켓을 끊겨 법적 대응을 진행하다 바쁜 일상으로 잊어버렸다"라며 "한참 뒤 부동산을 계약할 때 해당 벌금이 콜렉션 센터로 넘어가 내 신용 점수(Credit Score)까지 대폭 깎은 것을 알았다. 예상치못한 신용 하락으로 은행 모기지를 받지 못해 부동산 계약자와 소송 직전까지 갔다 간신히 해결했다"고 토로했다.


이는 경찰이 부과한 벌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으면 추후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그만큼 캐네디언들은 교통위반 티켓에 민감한 편이다.


하지만 이를 악용한 일부 업체들이 자신들이 마치 정부기관인 것처럼 주차위반 청구서를 꾸며, 운전자들에게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입히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 토론토 피어슨공항에 픽업을 나갔던 한인 A씨도 '가짜 주차위반 티켓'을 받았다.


차량 공유서비스를 하는 A씨는 "공항에 일찍 도착해 주변 골목에 1분 정도 임시 정차를 했는데 며칠 뒤 주차위반 티켓이 집으로 날라 왔다"라며 "당시 정체를 알 수 없는 차량이 갑자기 내 차를 찍어 느낌이 이상했는데 청구서를 보곤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다른 한인들도 이 같은 티켓을 받은 사례가 있는 듯 한데 너무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A씨가 공개한 해당 청구서는 InOO라는 셔틀버스 운행업체가 발행한 것으로 '주차위반 요금을 미납할 경우 채권추심 기관에 이관될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있었다.


벌금이 콜렉션 센터로 넘어가면 곧이어 개인 신용점수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당사자는 대부분 두려움과 압박을 느끼며 돈을 납부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인 B씨는 업체의 거짓 경고에 속아 피해를 봤다.


그는 "공항 인근에서 손님을 기다리다가 A씨와 같은 주차위반 통지서를 받은 적이 있다"라며 "문서에 적힌 번호로 전화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전혀 통하지 않아 결국 100여 달러(약 10만원)에 달하는 돈을 냈다"고 진술했다.


한인 제보자 C(44)씨도 "2019년 10월 경 가족 픽업을 위해 피어슨 공항에 갔다 시간이 빨라 공항주변 인근 길가에 잠시 정차한 적이 있는데 며칠 뒤 주차위반 청구서를 우편으로 받았다"라며 "문서에 적힌 '위반(violation)'과 '채권추심기관(3rd party collection agency)'이란 단어를 보고 깜짝 놀랐으나 발급기관이 경찰이 아닌 일반 업체여서 이상했다. 나중에 강제성 없는 가짜 청구서인 것을 알아 돈을 내지 않았고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도, 신용점수에도 영향이 없다. 공영방송 CBC가 '사설업체의 가짜 주차위반 청구서 실태'를 2016년 고발했던데 십수년 간 관행처럼 이뤄진 부당행위로 상당수의 한인들이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미의 초대형 소셜 뉴스 사이트인 레딧(Reddit)에서도 문제 업체의 '가짜 주차위반 티켓 발부'에 대한 불만 글과 이에 대해 비난 댓글이 수십 개 확인됐다.


토론토의 존 웨인거스트(John Weingust) 변호사는 "일반 사기업이 부과한 주차요금은 벌금 티켓이 아니므로 돈을 낼 필요가 없다. 아무런 사전 경고나 안내가 없었던 것도 문제"라며 "그 청구서는 (경찰이나 시청이 발급한) 진짜 주차위반 티켓과 상당히 유사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만 강제성이 전혀 없다. 이런 통지서를 받는 즉시 쓰레기통에 버리면 된다. 운전자의 신용점수에도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조언했다.


한편 기자는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는 '가짜 티켓 발행'에 대해 업체의 입장을 요구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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