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임원 욕설 일파만파

고발 접수한 한국 사무처 진상조사 착수…"자진 사퇴와 공개 사죄해야"

by 조 욱 John Cho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토론토 민주평통의 이해홍(사진 오른쪽) 간사가 회의 도중 자문위원에게 욕설을 하고 위협적인 행동을 일삼아 큰 파문을 일으킨다. 왼쪽은 유건인 현 회장.



민주평통 토론토협의회(회장 유건인) 간부의 욕설이 뒤늦게 알려져 교민사회에 큰 파문을 던진다.


피해 자문위원의 고발로 해당 사건을 접수한 한국 사무처는 최근 진상조사를 착수했다.


이해홍 평통 토론토협의회 간사는 피해자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모욕을 가했음에도 몇 달 동안 아무런 입장표명이 없다가 사건발생 후 3개월이 지나서야 비로소 사과했다.


다만 그는 피해자가 줄곧 요구한 '공개 사죄''자문위원 자진 사퇴'는 제대로 답하지 않아 '영혼없는 면피성 쇼'라는 비난을 받는다.


이 간사를 임명했던 유건인 민주평통 토론토협의회장 역시 자신이 뽑은 임원의 욕설이 큰 논란을 불렀으나 무책임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토론토평통 간부 욕설 사건'은 지난해 12월 4일 민주평통 정기 회의에서 일어났다.


토론토한인회 대강당에서 개최된 이날 회의에서 이상경 자문위원은 "오늘이 21기 평통의 공식회의인데 이전 협의회 때와 달리 자문위원들의 참여가 매우 저조하다"라며 "전체 자문위원 123명 중 30%도 안되는 36명만 오고 나머지 70%가 불참했는데, 이는 회장단의 리더십 부재와 불통 이유가 크다. 출범초기부터 계속되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유 회장과 함께 회의를 진행하던 이해홍 간사가 갑자기 단상에서 뛰어내려와 발언자를 향해 다짜고짜 "이 XX야 니가 왜 나를 화나게 해"라고 욕을 하며, 당장이라도 폭력을 행사할 것처럼 삿대질을 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반복했다.


한바탕 소란이 일자 주변의 다른 간부들이 서둘러 이 간사를 제지했고, 조경옥 토론토평통 수석부회장은 "욕을 하면 안되지"라고 말하면서 그를 말렸다.


예상치 못한 인신공격을 당한 이 자문위원이 "왜 반말을 하십니까"라고 항의하자, 이 간사는 자신의 욕설에 대한 사과는커녕 "그럼 너도 반말해"라고 반박하며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이 자문위원은 "간사 이해홍이 일삼은 폭력적 언어와 행동 때문에 본 위원은 분노와 창피함을 금할 수 없다. 토론토평통 간부가 욕설을 한 사실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음에도 수수방관만 한 유건인 회장에게도 심히 유감을 표한다"라며 "본 위원은 이 간사의 폭력적인 말과 위압적인 행동으로 심각한 두려움과 명예훼손을 당했기 때문에 평통의 명예를 더럽힌 이 간사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다. 조만간 개최되는 정기회의에서 회장단의 공식 사과를 요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지도부에 정당한 이의제기를 한 본인에게 욕설을 퍼부은 이 간사의 폭력적 행위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이 사건 때문에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생각할수록 분하고 억울해, 지난달 18일 평통 사무처에 해당 사건을 고발했다."


아울러 이 자문위원은 ▶욕설 사건에 대한 평통 본부의 진상조사와 공식 입장 ▶민주평통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한 이해홍 간사의 징계와 해촉 ▶토론토협의회 회장단의 불통과 독선 행위에 대한 문제점 진단 및 근본 대책 마련 등 3가지를 평통 사무처에 공식 요구했다.


이에 대해 평통 본부의 미주지역과 황정원 팀장은 "귀하의 민원 취지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토론토협의회 2024년 4분기 정기회의 시 발생한 사건을 제보하고, 이에 대한 사무처의 답변을 요구하고자 하는 내용으로 이해된다. 사무처는 해당 사건을 귀하의 민원내용을 통해 인지했으며, 그에 따라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절차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25일 회신했다.


평통 본부가 토론토평통에 대한 진상조사를 시작함에 따라, 3월 말 또는 4월 중 조사 내용과 최종 결과를 신고자에게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큰 물의를 일으킨 이해홍 간사는 연락이 아예 불가능했다. 그는 지난해 초 기자와 단 한번 통화한 이후로 1년이 넘도록 전화와 문자에 전혀 답하지 않고 있다.


유건인 회장에게도 ▶이해홍 간사의 임원 및 자문위원 자격 박탈 건의에 대한 공식 입장▶한국 본부로부터 조사 받은 상황 ▶평통 토론토협의회의 비상식적 행위와 불통 문제에 대한 해결책 등을 문의했으나, 유 회장 역시 11일 현재까지 아무런 답이 없다.


평통 위원을 향한 욕설과 폭력적 행동으로 파문을 일으킨 이해홍 간사가 사건 발생 후 3개월이 지나서야 피해자에 보낸 사과 문자. 익명 제보자 제공.


작년 12월 초 욕설 파문을 일으킨 이해홍 간사가 피해 당사자에게 사과 문자를 보낸 날은 올해 2월 말 경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평통 본부가 피해자의 고발을 접수한 때가 지난달 18일인데, 며칠 후 진상조사를 착수한 본부가 욕설 사실을 질책하자 25일 마지못해 사과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 간사는 "정기회의 때 무례하게 행동한 것에 지금에서야 사과를 드려 대단히 송구하다"라며 "저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불상사가 발생했음을 인정하며, 깊이 뉘우치고 있다. 다시한번 (이상경) 위원님께 진정으로 사과하며 직접 뵙고 사죄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자문위원은 "평통 본부의 압박때문에 유 회장과 이 간사가 뒤늦게 개인적인 사과 문자를 보낸 것 같다"라며 "가해자는 자꾸 만나서 사죄하고 싶다고 하는데 나는 그날의 치욕이 떠올라 더 이상의 만남을 원하지 않는다. 다만 지도부에는 '이 간사의 자진 사퇴''차기 정기회의에서의 공개 사과'를 강하게 요구했다. 본인 스스로 사퇴하면 쉽게 해결되는데 이 간사는 뜬금없이 평통 본부에 물어보겠다는 식으로 말을 돌렸다. 한마디로 사퇴하기 싫어 꼼수를 부리는 것 같은데 이번 정기회의 때 내 요구사항을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평통자문회의법은 자문위원에게 '국가공무원 수준의 엄격한 행동 수칙'을 요구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평통 자문위원은 그에 걸맞는 말과 행동을 해야 하고, 만약 이를 어겼을 경우 '위원은 형법과 그 밖의 법률을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간주(민주평통법 제14조)'돼 처벌을 받으며 '법령의 위반 또는 평통의 품위를 훼손한 자문위원은 퇴직(민주평통법 제16조)'토록 규정했다.


'통일자문회의 회의 중 의장이나 다른 위원을 모욕하는 것' 역시 금지다.(민주평통법 시행령 제6조)


자문위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헌법기관의 임원이 민주평통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한편 '토론토평통 간부의 욕설 사건'에 대해 한인사회 일각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김정희(왼쪽) 한인회장과 조경옥 한인회 이사. 조 이사는 토론토평통 수석부회장도 맡고 있다.


토론토 교민사회 사정에 밝은 A 전 한인 단체장은 "작금의 사태는 민주평통과 한인회가 오랫동안 쌓은 독선과 불통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며 "민주평통과 한인회를 이끄는 회장과 간부들은 그 단체를 구성하는 회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평화통일과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함에도 현 지도부는 단체장이 가진 권력에만 취해 '오만함'과 '특권의식'에 중독된 지 오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 상징적 사건이 토론토평통 출범 초기 유건인 회장이 자문위원들과의 소통없이 갑자기 임원들을 대거 교체한 '인사 파동'인데, 그 이후부터 유 회장과 함께 줄곧 토론토평통을 이끈 임원이 자문위원에게 욕설을 한 것 자체가 그들이 얼마나 위원들을 우습게 보고 군림하려 했는지 여실히 증명된다"라며 "최근 교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김정희 한인회장의 불법적 선거 관리와 부당한 3선 연임도 그들만의 카르텔 구축을 위한 예견된 시나리오였다. 지난 4년 간 김 한인회장과 그의 딸인 이수잔 행정실장, 그리고 김 회장의 최측근 조경옥 이사의 '독단적 행동', '도를 넘은 월권과 갑질', '의혹 가득한 깜깜이 예산 운용과 독점' 등을 참지 못해 중도에 사퇴한 한인회 이사들만 수십 명이다. 3년 전 시작된 한인회 비리 의혹과 제보는 지금도 이어진다. 특정 인맥에 의한 밀실 카르텔이 주요 한인단체 요직을 차지하는 한 그들의 독단과 갑질 행위는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한두 다리 건너면 다 알만한 한인사회에서 그들은 왜, 결국 허무하게 사라질, 한 줌도 되지 않는 권력에 노골적으로 집착할까.


"권력이 집중되면 결국 부패하고 망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권불십년(權不十年)."


권력 독점의 폐해는 만고불변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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