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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까 May 01. 2022

시간이 많다는 착각

내가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는 연구실은 다른 연구실보다 자유로운 분위기다. 

출퇴근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일하는 시간 또한 학생 자율에 맡긴다.

해야 하는 일, 연구에 대해 본인 템포에 맞춰서 일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큰 장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게으르다.

나 또한 수많은 게으른 사람 중 한 명이다.


'자유'라는 축복 속에 시작한 나의 대학원 생활은 어느새 '나태'라는 이름의 늪에서 허우적 대고 있었다.

MBTI로 치면 극 P에 속하는 나는 데드라인이 다가올 때까지 일을 미루고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할 때 극한의 집중력으로 최대의 효율을 이끌어내는 것을 즐겼다.


데드라인에 맞춰 일을 끝내는 것을 반복하면서 그 짜릿함을 즐겼다. 


변태 같다.


그러다 간혹 시간 계산을 잘못하여 데드라인에 일을 못 끝내면 또 데드라인을 미루거나 해야 하는 일의 완성도에 타협하고 만다.


이렇게 일을 미뤄서 얻는 좋은 점은 무엇일까

최대 효율로 일을 끝냈다는 자기만족? 정신승리? 나는 이렇게 짧은 시간에도 해낼 수 있다는 자만감?


굳이 꼽자면 일을 미루는 순간 얻는 안락함 정도 있겠다.


멍청하다.

한심하기 그지없다.


최대 효율로 일을 끝낸다는 자아도취와 순간의 안락함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약물중독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왜 이렇게 일을 미룰까? 



시간이 많다고 착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을 거다.


학교 과제의 경우

과제 마감 기한까지 7일이 있다고 가정하면, 7일이라는 시간을 100% 활용할 것처럼 생각한다.

그 시간들이 온전히 내 통제 범위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착각이다.


학교나 회사의 크고 작은 to do list에서 인생 전체로 확장해보면 그런 경향이 더 강해진다.


- 올해에는 운동해서 꼭 바디 프로필 찍어야지

- 3년 안에는 자산을 10억까지 불려야지

- 언젠가 나만의 사업을 해야지


위와 같은 다짐을 하는 사람 중 실제로 기한 내에 해내는 사람이 몇% 나 될까

절반도 안될 거다.


큼직큼직하게 시간 계획을 세울 때는 그 시간들을 온전히 계획 수행에 쓸 것처럼 하지만,

막상 실천에 쓰이는 시간들은 50% 미만인 경우가 허다하다.

시간이 무한한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어떤 분야든 성공한 사람들은 시간을 쪼개어 사용한다.

시간을 금 같이 사용한다.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을 것처럼 살아간다.

심지어는 자신이 죽을 날을 하루하루 카운트다운해가며 살아가는 사람도 보았다.


그렇게 살아가야 하나보다.


내일이 인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것처럼 살아야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헛되이 쓰는 시간이 줄어드나 보다.


시간을 금 같이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간은 소중해!라고 생각하면 저절로 실천이 되나? 

매일매일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시간별, 우선순위별로 계획하고 자기 전에 체크하면 될까?


여러 가지 방법들이 떠오르는데 그중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시간의 소중함을 계속 '인지' 하는 것 같다.

시간의 흐름을 온몸으로 느끼고 1분 1초를 소중히 흘려보내야 되는 듯하다.

그게 안된다면 앞의 사례처럼 내가 죽을 날을 미리 정해놔야겠다.

시한부 인생을 살 듯이


그럼 자연스레 시간관리를 위한 방법들을 강구하고 실천하지 않을까

앞으로는 시계를 볼 때마다 시간의 소중함을 계속 인지하도록 해야겠다.




나는 지금 시간을 소중히 쓰고 있는가


시간이 무한하다고 착각하고 있지 않은가


내 삶을 그냥 흘려보내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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