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를 낳을 결심

다시 만날 인연 1

by 훈디

아이를 낳을 때 나의 가족 계획은 '아이 한 명만 잘 키우자' 였다. 한 명을 낳고 키우는 일에도 내 인생엔 변화가 많은데, 엄마로의 삶 뿐 아니라 나의 삶도 살기 위해서는 아이 한 명 케어도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아이 한 명 책임지는 것만으로도 인생 난이도는 하드하게 올라갈테니까. 아이가 태어나고 밤이 무서웠던 새벽수유, 끝 없이 반복되는 똑같은 하루와 뚜둑 소리 나는 뼈마디를 느끼며 역시 육아는 보통이 아니야. 나처럼 체력이 약한 인간에겐 아이 한 명으로 족하다 생각했다.

기어다니던 아이가 점점 걷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육아에 집중하는 모드에서 슬슬 나의 삶도 찾아갈 타이밍일까 했는데, 아이가 너무 이뻤다. "엄마 사랑해요" 나에게 달려와 와락 안기는 아이의 애정 표현에 충만해지는 행복을 느꼈다. 살면서 이토록 꽉 찬 행복을 느낀 적이 있을까. 욕심이 났다. 아이의 커가는 모습을 한 번만 보고 죽기엔 아쉽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이 순간이 힘겨움과 동시에 가장 찬란한 순간임을 느낀 나는, 이 순간을 더 느끼고 싶었다. 그렇게 둘째를 가질 결심을 했다.

둘째 임신은 쉽지 않았다. 고려할 것들이 많다. 이사도 가족 계획과 함께 결정하게 되었다. 아이가 둘이 되면 더 큰 집이 필요할테니까. 임신 준비와 동시에 생각보다 빨리 만나게 된 마음에 드는 집에 계약을 하게 됐다. 계약 과정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게 옳은 선택일까, 대출은 잘 나올까 심란한 마음을 잠재우기 어려웠다. 5년 간 살았던 이 동네에 대한 정도 꽤 깊었음을 깨달았고 이젠 떠나야함을 받아들이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폭풍의 스트레스가 몰아치는 속에서 둘째 임신 준비는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에 안되면, 이사 가서 준비하자. 라는 마음으로 기대는 비운 상태였다.

그때 맞이한 임테기 두 줄. 처음엔 희미해서 아직 믿지 않으려 했다. 직전에도 임테기의 흐린 두줄이 며칠 이어지다 점점 다시 옅어지며 일명 '화학적 유산'으로 진행되는 경험을 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확실하고 선명한 두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 찾아왔구나 믿었을 때, 희망은 다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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