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찾아올 우리 아기
임신 소식을 알고, 우리에게 찾아온 아이에게 쓰는 편지
2023/06/19 월요일 ㅣ 3주 3일차
아빠에게 너의 소식을 알린 날. 임테기의 선명한 두줄로 너의 존재를 알게 되었어. 정말 너가 찾아온게 맞을까? 믿기지 않아. 아빠는 벌써부터 너의 이름을 고민하기 시작했어.
2023/06/22 목요일 ㅣ 4주 1일차
오늘 병원에 다녀왔어. 아침에 갑자기 빨간 피가 살짝 나와서 놀랐지. 임신 초기에는 소량의 출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혹시나 너에게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동네 병원으로 달려갔어. 다행히 문제는 없었고 출혈도 금방 사라졌어. 다음 주 아기집을 보러 병원에 오면 된대.
너의 존재를 알고 난 후부터 모든 게 조심스러워졌어. 행여나 어디 걸려 넘어질까, 어디 부딪힐까, 너에게 무리가 가진 않을까. 원래도 걱정쟁이인데 더 걱정이 많은 엄마가 되었네. 병원 의사 선생님의 축하한다는 말이 그래도 엄마는 안심이 돼. 테스트기의 두줄로는 실감이 잘 안 났는데 선생님이 임신이 맞다고 해주시니까 조금은 더 실감이 난다. 정말 네가 내 안에 있구나! 피검사 결과 870. 이 숫자로 너의 존재를 더 확신하게 된 날을 잊지 못할 거야. 너를 만나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우리 건강하게 그날을 잘 맞이해 보자. 튼튼하게 잘 붙어만 있어 줘 겨울아. 엄마도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게.
2023/06/28 수요일 ㅣ 5주 0일차
너를 처음 사진으로 만난 날이야. 네가 건강하게 있으리라 믿는 마음이 더 컸지만, 혹시나 하는 걱정이 없진 않았어. 초음파 속에 작고 동그란 원으로 '짠' 하고 나타난 아기집을 보며 한 번 더 안도했지. 의사 선생님은 다행히 잘 발달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어. 출혈이 조금씩 있을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정상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생리통처럼 배가 아플 수 있다. 선생님은 나에게 일어났던 증상들을 먼저 이야기해 주시며 친절하게 안심시켜 주셨어. 네가 괜찮다면 그런 증상쯤은 괜찮아.
비록 너무 작아서 아직 너를 보기 어렵지만, 처음으로 찍힌 너의 사진을 몇 번이나 뚫어져라 쳐다봤는지 몰라. 사실 처음 너의 존재를 알았을 때는 네가 낯설고 '아기'라고 불러도 될까 내가 '엄마'가 되는 것이 맞을까 어색하기만 했는데, 어느새 우리의 새 가족으로 찾아온 너를 자연스럽게 부르게 된다. 겨울아. 너의 건강만을 생각하며, 너를 만날 날을 기다리며 점점 엄마에게 너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