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택시

편하면서도 불편한 공간에 대하여

by 조훈희

택시를 탄다는 사실만으로도 신이 났다.

게다가 어머니와 같이 탄 택시는
흔해 빠진 초록색 포니 택시도 아니고
남색의 세련된 대우 로얄 택시였다.

어머니는 아픈 나를 데리고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며
어쩔 수 없이 없는 살림에 택시를 타고 말씀하셨다.

난 그 속도 모르고 처음 타보는
멋진 로얄 택시에 앉아서 마냥 신이 났었다.

그렇게 병원에 도착해서 진료 순서를 기다리다가
어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난 병원 밖에 있는 화단에서 놀고 있었다.

밖에서 놀던 사이 내 진료 순서는 지나갔고
의사 선생님은 퇴근했으며 병원은 불이 꺼졌다.

그리고 어머니는 텅 빈 병원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 날 혼냈다.

그날부터 택시를 타는 일은 신나는 일이 아니라
긴급하거나 중요한 목적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미터기 요금이 올라갈수록
그 부담은 커지는 것이었다.

.

요즘도 택시를 탄다.

회사 업무로 빨리 이동을 할 때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고 제대로 못 걸을 때

그렇게 택시에 앉아 있을 때는
예나 지금이나 부담되고 불안하다.

택시를 타고 빨리 가야 하는 곳은
빨리 가도 좋은 소리는 못 듣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좋은 소리 들으러 가는 곳은 굳이
택시를 탈 정도로 빨리 갈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몸이 편한 만큼 마음이 불편한 곳
그렇게 희비가 공존하는 공간은
오늘도 나를 싣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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