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위에서 아래로 하는 것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위에서 아래로

by 조훈희

"여사님 더운데 고생이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내가 모시던 회장님께서는 길을 가시면서도 전단지를 나눠주는 분들께 인사를 하시고 전단지를 받으셨다. 나는 회장님보다 앞서 가면서, 혹시 회장님의 걸음에 방해가 될까 봐 인상을 쓰고 그분을 외면하고 지나갔다.


회장님께서 먼저 인사하고, 전단지를 받는 시간은 3초도 걸리지 않는 시간이었다. 똑같은 3초의 시간 동안 회장님은 타인에게 웃음을 주셨고, 난 분노와 실망을 주었다.


우리는 직급, 지위, 경제력이 높은 속칭 ‘윗사람’이 될수록 아랫사람에게 인사하는 것에 인색해진다. 심지어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인사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며 산다. 학창 시절에도 선생님께 수업 전에 항상 ‘차렷 경례'를 했고 군 시절에는 짬이 안 될수록 각을 잡고 먼저 경례를 해야 했다. 그러면 윗사람은 지나가면서 시큰둥하게 경례를 받아줬다.


회사에서도 인사를 하는 것은 똑같다. 만약 상사를 지나치면서 못 보고 인사를 하지 않으면 윗분께서는 ’ 요즘 잘 나가는지 목이 많이 뻣뻣해졌어 ‘ 라며 내 건강과 재정상태까지 염려하는 진실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인사를 해주신다. 그렇다고 정성을 다해서 인사하면 역시나 시큰둥하게 받아주신다.


인사는 만남에 대한 서로 간의 예의다. 서로 못 본 사이에 상대가 잘 지냈는지, 식사는 하셨는지 혹은 안녕히 주무셨는지 등 주로 안부를 묻는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늘 하루를 잘 지낸 사람은 아무리 봐도 내가 아닌 윗사람인 것 같은데 아랫사람이 먼저 윗사람들의 안부를 묻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아랫사람이 먼저 인사하는 걸 조금 과장해서 비유하자면 나보다 한참 윗사람인 미국 대통령에게


“요즘 돈 벌이는 좀 괜찮니? 어젯밤에는 편한 침대에서 잤니? 건강식품은 잘 챙겨 먹니?”라고 걱정하는 꼴이다.


오늘은 사람을 만나면 위아래 없이 먼저 인사를 해보자. 사회에서는 인사하는 순서를 지위, 직급, 경제력으로 결정한다. 그러나 지위, 직급, 경제력은 사람을 위아래로 나눌 수 있는 선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진심 어린 인사를 하고, 더 반가운 마음에 악수도 꼭 하고 다니면 모두 다 밝게 웃으면서 “차기 대선이라도 나가시는 거예요?”라고 물을 것이다.


인사를 할수록 세상살이에 지친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도 주고 나는 대통령감도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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