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옥수수밭의 길 잃은 마음

by 김경훈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아프리카의 어느 마을, 결혼을 앞둔 청년들의 축제가 한창이었습니다.

마을 어귀 옥수수밭 입구에는 커다란 리트리버 탱고가 혀를 내밀고 앉아, 바람에 서걱거리는 옥수수 잎 소리를 감상하고 있었죠.


이곳에는 오래된 전통이 하나 있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여성들이 각자 맡은 고랑을 따라 걸으며 세상에서 가장 크고 탐스러운 옥수수 딱 하나를 골라 나오는 경기였습니다.

규칙은 엄격했습니다.

한 번 지나친 나무는 절대 다시 돌아볼 수 없었고, 손에 쥔 옥수수는 무를 수 없었습니다.

오직 앞만 보고 걷다가 단 한 번의 선택을 내려야 했죠.


오늘의 주인공인 세 여성—아라, 미나, 지수—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밭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 밭 끝에서 나온 그녀들의 손에는, 놀랍게도 작고 형편없는 옥수수 한 알씩만이 들려 있었습니다.

처음의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풀이 죽은 모습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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