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아프리카의 어느 마을, 결혼을 앞둔 청년들의 축제가 한창이었습니다.
마을 어귀 옥수수밭 입구에는 커다란 리트리버 탱고가 혀를 내밀고 앉아, 바람에 서걱거리는 옥수수 잎 소리를 감상하고 있었죠.
이곳에는 오래된 전통이 하나 있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여성들이 각자 맡은 고랑을 따라 걸으며 세상에서 가장 크고 탐스러운 옥수수 딱 하나를 골라 나오는 경기였습니다.
규칙은 엄격했습니다.
한 번 지나친 나무는 절대 다시 돌아볼 수 없었고, 손에 쥔 옥수수는 무를 수 없었습니다.
오직 앞만 보고 걷다가 단 한 번의 선택을 내려야 했죠.
오늘의 주인공인 세 여성—아라, 미나, 지수—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밭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 밭 끝에서 나온 그녀들의 손에는, 놀랍게도 작고 형편없는 옥수수 한 알씩만이 들려 있었습니다.
처음의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풀이 죽은 모습이었죠.
그 모습을 지켜보던 탱고가 천천히 일어나 그녀들에게 다가갔습니다.
탱고의 목소리에는 안타까움과 다정함이 섞여 있었습니다.
"모두들 얼굴이 어둡군요.
처음 밭에 들어설 때 보았던 그 탐스러운 옥수수들은 다 어디로 갔나요?"
지수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습니다.
"탱고, 처음엔 정말 좋은 게 많았어.
하지만 '분명 저 앞에 더 크고 완벽한 게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지나쳤지.
그러다 보니 어느새 밭의 마지막 고랑에 이르렀고, 선택의 폭은 좁아졌어.
결국 남아있는 것 중 가장 나은 걸 집어 들 수밖에 없었지."
탱고는 그녀들의 발치에 굴러다니는 작고 마른 옥수수를 보며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묘하죠.
이거다 싶다가도 금방 다른 게 좋아 보이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여러분, 세상에는 처음부터 완벽한 반쪽도, 완벽한 직장도, 완벽한 타인도 없답니다.
완벽이라는 환상을 쫓느라 정작 손을 내밀어야 할 소중한 기회들을 흘려보내고 있었던 건 아닌가요?"
탱고는 옥수수 알맹이 하나를 툭 건드리며 덧붙였습니다.
"너무 고르느라 시간을 다 써버리지 마세요.
조금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면, 그것을 내버려 두는 게 아니라 함께 시간을 갖고 채워가면 되는 거예요.
진정한 보물은 처음부터 완벽한 상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것을 정성껏 가꾸어 완벽하게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 있으니까요."
세 여성은 탱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녀들은 비록 손에 든 옥수수는 보잘것없을지라도, 다음번에 마주할 소중한 인연과 기회 앞에서는 '더 좋은 것'을 찾기보다 '함께 채워갈 용기'를 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탱고는 지는 노을을 배경으로 다시 자리에 누웠습니다.
옥수수밭의 서걱거림은 이제 '욕심'이 아닌 '만족'의 노래로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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