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의 ‘달팽이 식당’은, 그 이름과는 달리 매우 빠른 속도로 한 사람의 점심을 망가뜨리는 재주가 있었다.
음식이 깔끔하고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안내견 탱고 그리고 여자친구 보보와 함께한 기대감 넘치는 방문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경험한 것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상대를 밀어내는, 가장 교묘하고도 불쾌한 형태의 ‘`사회적 배제`’였다.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식당 주인은 화장실 앞이라는 이유로 자리를 옮겨달라 요청했다.
좁은 가게 사정을 감안해 입구 쪽으로 순순히 자리를 옮겼다.
잠시 후, 이번에는 개를 문밖에 묶어둘 수 없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바로 옆이 차도이고,
찜통 같은 더위가 내리쬐는 바깥이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남자 사장은 여자 사장 뒤에 숨어 불안한 목소리로 계속 무언가를 속삭였다.
이윽고 가장 전형적인 거절의 `사회적 규범`이 등장했다.
바로 ‘다른 손님들이 불편해하신다’는 것이다.
이 ‘다른 손님’은, 안내견 출입 문제에서 유령처럼 나타나 모든 상황을 정당화하는, 전설 속 동물과도 같은 존재이다.
곧이어 여사장은 “손님들이 불편해하시니 개를 밖에 내어달라”고 통보했다.
이는 명백한 `미시적 공격`의 시작이었다.
보보가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거절하자,
이번에는 다른 형태의 압박이 들어왔다.
“그럼 빨리 해드릴 테니 드시고 가세요. 뭐 드실래요? 뭐요?”
식당의 이름인 ‘달팽이’가 무색하게, 그녀는 우리를 최대한 빨리 내보내려는 조급함으로 가득했다.
이 순간, 손님은 환영받는 존재가 아니라, 가게의 평온을 해치는 제거 대상이 된다.
`권력 불균형` 속에서, 상대방의 불안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극심한 `감정 노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결국 이 불편한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했다.
그러자 여사장은, 미안한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후련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탱고에게
“잘가” 하고 명랑하게 인사했다.
사과 한마디 없던 그 작별 인사는,
이날 겪은 모든 일의 화룡점정이었다.
법적인 출입 거부는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권력`을 이용해, 스스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환경을 완벽하게 조성했다.
세상의 차별은 언제나 노골적인 형태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이처럼 웃는 얼굴과 정중한 말투,
그리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이유들로 위장한 채, 한 개인의 존엄성을 조용히 갉아먹는다.
대구 달팽이 식당에서의 경험은,
진정한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단순히 법 조항을 지키는 것을 넘어,
모두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려는 세심한 마음의 태도임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씁쓸하고도 긴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