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힘은 장사다.
조용한 연못에 던져진 조약돌처럼, 생각은 반드시 파동을 만들어낸다.
믿기지 않는가? 시각 정보가 차단된 세상에서는 이 보이지 않는 파동이 5G급 속도로 감지된다.
공기 중을 떠도는 감정의 입자, 타인의 침묵에 담긴 미묘한 주파수.
이 모든 것이 정신과 정신이 서로 엮이며 빚어내는 ‘상호주관성(Intersubjectivity)’의 증거다.
지하철 객차 안은 그야말로 ‘생각의 도가니’다.
퇴근길 직장인의 피로 파동, 시험 망친 학생의 자책 파동,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을 외치는 행복 파동이 뒤엉켜 거대한 ‘인지적 소음(Cognitive Noise)’을 만든다.
이 소음 속에서 안내견의 머뭇거림이 느껴질 때 등을 가볍게 두드려주는 것은 그저 마음을 다독이는 행동을 넘어, 정신의 파동을 조금이나마 정돈해보려는 무의식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점은 이 파동이 단방향이 아니라는 것이다.
생각은 허공에 흩날리는 바람이 아니라, 언젠가 반드시 되돌아오는 메아리다.
순간의 짜증을 허공에 툭, 뱉어낸 직후, 발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에이 재수 없어!’라고 하기엔 너무나 완벽한 타이밍.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생각의 질량이 현실을 잡아끄는 보이지 않는 인과응보의 리듬.
우주적 블랙코미디에 경배를!
결국 우리는 매일 아침, 마음 주머니에 넣을 조약돌 하나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오늘 당신의 주머니에는 어떤 돌멩이가 들어있는가? 세상을 구원할 다이아몬드인가, 아니면 모두를 찝찝하게 만들 진흙탕 조약돌인가? 긍정적인 생각은 다른 이들의 긍정과 만나 공명(Resonance)이라는 이름의 정신적 울림을 만들어낸다.
그 돌멩이 하나가 세상을 움직이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파동은 멀리서 오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내가 품고 있는 그 하나의 생각이 이미 시작이다.
비하인드 스토리
어젯밤, 비바람이 부는데도 산책을 가자고 조르는 탱고를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아, 진짜 귀찮다… 넌 비 맞는 게 그렇게 좋니?’
나의 이 부정적인 파동을 감지한 것일까.
산책 내내 녀석은 평소보다 세 배는 더 킁킁거리고, 두 배는 더 오래 멈춰 섰다.
결국 30분이면 끝날 산책이 한 시간을 넘겼다.
그렇다.
내가 던진 ‘귀찮음’이라는 조약돌은 ‘두 배로 귀찮음’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되어 나에게 되돌아왔다.
생각에도 이자가 붙는다는 무서운 진리를 깨달은 밤이었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