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뒤의 정원사

by 김경훈

짙은 먹구름이 걷히고 맑은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 정원의 젖은 풀잎들이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곳 벤치 옆에는 리트리버 탱고가 앉아, 비 온 뒤의 싱그러운 흙 내음과 정원을 가로지르는 휠체어의 낮은 마찰음을 감상하고 있었죠.


휠체어에는 한때 촉망받는 정치가였으나 소아마비로 인해 두 다리를 잃은 남자 '프랭클린'이 앉아 있었습니다.

서른아홉,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기에 마주한 어둠의 터널은 그를 절망의 방 안에 가두어버렸습니다.

그는 자신의 정치 인생이, 아니 그의 삶 자체가 이 쇠붙이 고정장치와 함께 끝나버렸다고 믿었습니다.


그의 아내 '엘리너'는 아무 말 없이 남편의 휠체어를 밀며 정원을 거닐었습니다.

프랭클린이 어두운 표정으로 땅만 바라보자, 엘리너가 멈춰 서서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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