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을음의 시대
윌리엄 콜맨은 어둠을 증오했다. 그에게 어둠은 철학적인 사유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두통이었고, 읽다 만 책이었으며, 좌절된 꿈의 다른 이름이었다. 19세기말 캔자스의 저녁은 언제나 너무 일찍, 그리고 너무 완전하게 찾아왔다. 교사였던 그는 해가 지면 교실의 낡은 등유 램프에 불을 붙였다. 심지 위에서 위태롭게 춤추는 노란 불꽃은 늙은 환자의 마지막 숨결처럼 미약했다. 그 빛은 어둠을 몰아내는 대신, 방 안의 모든 사물에 길고 음울한 그림자를 드리울 뿐이었다.
그는 책을 읽고 싶었다. 법률가가 되기를 꿈꿨지만, 그의 나쁜 시력과 가난은 그 꿈을 허락하지 않았다. 저녁이면 책 속의 글자들은 램프가 내뿜는 그을음과 뒤섞여 그의 망막 위에서 검은 강물처럼 흘러내렸다. 그는 생각했다. 인간을 무지하게 만드는 것은 지식의 부재가 아니라, 그 지식을 들여다볼 빛의 부재라고. 세상은 아직 읽어야 할 책이 아니라, 견뎌내야 할 어둠에 더 가까웠다.
타자기를 파는 세일즈맨으로 전직한 후에도, 어둠에 대한 그의 증오는 계속되었다. 그는 밤마다 머무는 싸구려 여인숙에서 희미한 불빛 아래 실적 보고서를 작성하며, 이 지독한 그을음의 시대를 끝내고 싶다고 막연히 소망했다.
2. 빛의 폭력
1899년, 오마하의 거리에서 그는 기적을 목격했다. 한 행상이 피워 올린 가솔린 압력 램프의 빛은, 그가 알던 모든 빛을 배신하는 종류의 것이었다. 그것은 온화한 계몽이 아니었다. 외과 의사의 메스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일종의 폭력이었다. 그 빛은 주변의 나른한 어둠을 찢어발겼다. 콜맨은 자신의 흐릿한 눈이 정화되는 듯한 통증과 함께, 생전 처음으로 두통 없이 저녁의 사물을 명확하게 인식했다.
그는 홀린 듯 가판대로 다가갔다. 행상이 떠드는 소리는 소음일 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구겨진 신문을 꺼내 그 빛 아래 펼쳤다. ‘월스트리트’, ‘철도 파업’. 단어들이 마치 총알처럼 그의 눈에 와 박혔다. 이것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었다. 이것은 새로운 시대의 선언이었다. 농부의 저녁을 두 시간 늘리고, 상점의 마감 시간을 자정으로 미루며, 아이들의 공부방에서 그림자를 몰아낼 수 있는 힘. 그는 그 빛의 잠재력을 본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 빛이 가져올 돈의 냄새를 맡았다.
“이 빛을,” 그는 쉰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소?”
3. 새로운 복음
콜맨은 빛을 파는 선교사가 되었다. 그의 영업 전략은 '체험'과 '간증'에 기반했다. 그는 어둠이 가장 짙게 깔린 시골 농가를 찾아갔다. 헨더슨 씨와 그의 가족은 희미한 램프 불빛 아래서 감자를 삶아 먹고 있었다. 콜맨은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고, 그의 '신기한 램프'에 연료를 채우고 펌프질을 시작했다. 쉬익- 하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헛간과 다름없던 농가의 부엌이 대낮처럼 환해졌다.
가족은 순간 말을 잃었다. 헨더슨 씨의 어린 딸, 애나의 얼굴에 떠오른 경이로운 표정을 콜맨은 놓치지 않았다. 소녀는 늘 먼지가 쌓인 채 방치되어 있던 가족 성경을 가져와, 그 빛 아래서 더듬더듬 소리 내어 읽기 시작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소녀의 낭랑한 목소리가 환한 부엌을 가득 채웠다. 헨더슨 씨는 말없이 담배 파이프를 내려놓고, 아내는 행주를 쥔 채 굳어 있었다.
콜맨은 그 순간, 자신이 파는 것이 단순한 램프가 아님을 깨달았다. 그는 구원이었고, 계몽이었으며, 한 소녀의 미래였다. 그는 헨더슨 씨에게 말했다. "불이 켜지지 않으면, 돈은 받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알았다. 한번 이 빛을 경험한 자는, 결코 이전의 어둠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4. 제국의 그늘
그의 이름, 콜맨은 빛의 동의어가 되었다. 그의 공장은 밤낮으로 빛을 찍어냈고, 그 빛은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가 어둠을 몰아냈다. 그러던 어느 날, 국가가 그의 빛을 전쟁터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랜턴은 유럽의 축축한 참호 속에서, 병사들이 고향으로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비췄다. 그가 발명한 포켓 스토브는 혹한 속에서 수프를 끓여 얼어붙은 병사들의 생명을 구했다.
전쟁이 끝나고, 그는 한 병사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았다. ‘당신의 스토브가 우리 소대원 전체를 살렸습니다.’ 그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자신이 만든 완벽한 전기 조명 아래 그 편지를 읽었다. 그는 자신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설명할 수 없는 그늘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싶었던 소박한 열망이 만들어낸 빛이, 누군가를 죽이기 위한 전쟁의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 그 빛 아래서 누군가는 성경을 읽고, 누군가는 적의 좌표를 읽었다. 빛은 선악을 가리지 않았다.
5. 그림자가 거세된 세계
전쟁 후, 미국은 풍요라는 새로운 빛에 휩싸였다. 콜맨은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이제 '필요'가 아닌 '욕망'을 팔기 시작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숲 속의 밤을, 강가의 저녁을 팔았다. 그의 텐트와 아이스박스는 자동차 트렁크에 실려 교외로,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안에서 즐기는 법을 가르쳤다. 그의 랜턴이 타오르는 곳은 어디든 안전한 '집'이 되었다.
노년의 윌리엄 콜맨은 잘 가꾸어진 정원이 딸린 자신의 집 현관 의자에 앉아 해가 지는 것을 보곤 했다. 가로등이 일제히 불을 밝히고, 이웃집 창문마다 텔레비전의 푸른빛이 새어 나왔다. 세상 어디에도 그가 젊은 시절 그토록 증오했던 완전한 어둠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승리했다.
하지만 그는 가끔씩, 그 참을 수 없었던 그을음의 냄새와, 희미한 불빛 아래서 무언가를 간절히 들여다보던 젊은 날의 자신이 그리워졌다. 그림자가 거세된 세상. 모든 것이 너무나 밝고 명확해서, 더 이상 무언가를 애써 찾아내려 노력할 필요가 없는 세상.
그는 문득 깨달았다. 자신이 판 것은 빛이었지만, 사람들이 정말로 원했던 것은 빛 그 자체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들은 어쩌면, 어둠 속에서 빛을 발견했을 때의 그 경이로운 순간을, 그 한 줄기 빛에 의지해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던 그 연약한 시간을 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는 세상을 밝히는 데 성공했지만, 그로 인해 세상의 모든 그림자를 지워버린,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가장 고독한 방화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