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뱃사공

제3부: 죽음이라는 선물

by 김경훈


7장: 쇠약해진 뱃사공


(서술자: 엘리야)


시간은 나사로의 생명을 갉아먹으며 흘러갔다. 불과 몇 주 만에, 활기 넘치던 소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의 등은 노인처럼 굽었고, 한때 맑았던 눈은 백내장이 낀 듯 흐려졌으며, 잿빛으로 변한 피부는 얇은 양피지처럼 뼈대 위에 위태롭게 붙어 있었다. 그의 머리카락은 이제 한 올의 검은빛도 남기지 않은 채, 관조차 사치스러울 만큼 성스러운, 순백의 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기적을 행하지 않았다. 아니, 행할 수 없었다. 그의 몸에 남은 생명의 불꽃은 이제 자기 자신을 태우기에도 벅찼다.


나는 그의 곁을 지켰다. 나는 그의 문지기이자, 그의 마지막 친구였다. '희망의 제단'은 여전히 촛불로 불타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광기는 잦아들어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기적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멀리서 그들의 성자가 마지막 길을 평화롭게 가기를 기도할 뿐이었다. 나는 그들의 애원과 저주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이 어린 성자가 최소한의 평화 속에서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도록 싸웠다.


어느 날 밤, 며칠 만에 그가 아주 오랜만에 눈을 떴다. 그는 앙상한 손을 들어, 창밖을 가리켰다. 창밖에서는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내가 한때 보냈던 낡은 자장가를 조용히 부르고 있었다.


"저들의 노래가… 들리십니까, 셰퍼드."


그의 목소리는 마른 잎이 바스러지는 소리처럼 희미했다.


"네가 원망스럽지 않으냐, 나사로?" 내가 힘겹게 물었다. 나의 주름진 손으로 그의 뼈마디가 도드라진 손을 잡았다. "너는 저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지만, 저들은 너를 죽음으로 내몰았을 뿐이다."


나사로는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그의 얇은 입술이 간신히 움직였다. "제가 저들을 구원한 것이 아닙니다, 셰퍼드. 저들이… 저를 구원한 것입니다."


나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나의 혼란스러운 눈빛을 읽은 듯, 말을 이었다.


"저는 언제나… 죽음이 두려웠습니다. 모든 것이 사라지는 끝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저는 제 힘을 쓸 때마다 죽음의 강 바로 그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수백 번, 수천 번을요. 그리고 그곳에서 저는 제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잠시 숨을 골랐다. 그 고요한 눈동자가 먼 곳을 응시했다.


"죽음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놓아주는 것이었습니다.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삶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마지막 휴식이었습니다. 강 저편은 어둡지 않았어요. 그곳은… 고요했습니다."


그의 말에, 나는 거대한 충격에 휩싸였다.


"이세벨 의장님이… 틀렸습니다." 나사로가 속삭였다. "그녀는 죽음의 공포로부터 우리를 구원하겠다고 약속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공포는 죽음 그 자체가 아닙니다. 진정한 공포는… 의미 없이 살아가는 것입니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삶이야말로, 가장 끔찍한 저주일지 모릅니다."


그는 나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뼈마디가 다 드러날 정도로 앙상했지만, 그 어떤 젊은이의 손보다도 따뜻했다.


"제가 한 일은 사람들을 죽음에서 구해낸 것이 아니에요. 저는 그저, 그들이 강을 건너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시간을, 용서의 말을 전할 시간을, 그리고 자신의 삶을 돌아볼 아주 짧은 순간을 빌려주었을 뿐입니다. 저의 능력은 생명을 창조하는 힘이 아니라, 죽음을 존엄하게 만드는 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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