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동의 미학

뇌가 즐기는 달콤한 파업

by 김경훈


우리는 언제 웃는가. 흔히 기분이 좋을 때 웃는다고 생각하지만, 뇌과학적 메커니즘을 들여다보면 웃음은 '논리의 패배' 선언과도 같다.

우리의 좌뇌는 계산하고 추론하며 인과관계를 따지는 깐깐한 논리학자다. 그런데 세상은 종종 좌뇌의 데이터베이스로는 도저히 해석할 수 없는 괴상하고 역설적인 정보(농담, 슬랩스틱, 반전)를 던진다. "A이면 B이다"라는 공식이 깨지는 순간, 허를 찔린 좌뇌는 처리 불가 상태, 즉 '멘탈 붕괴'에 빠진다.

웃음은 바로 이 지점, 좌뇌가 "나는 모르겠소!"라고 백기를 들고 파업을 선언할 때 터져 나온다.



좌뇌가 감당하지 못한 '정체불명의 정보 소포'는 즉시 우뇌로 이관된다. 직관적이고 예술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우뇌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우뇌는 순간적으로 강력한 전류를 보내 좌뇌의 활동을 강제로 정지시킨다. 일종의 '시스템 강제 종료' 혹은 '블루 스크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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