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투성이 인간을 위한 가장 다정한 의족

by 김경훈

프랑스 철학자 베르나르 스티글러는 인간을 '보철적 존재'라고 정의한다. 보철(Prosthesis)이란 인공적으로 기능을 보충한다는 뜻이다. 사자처럼 날카로운 이빨도 없고, 새처럼 자유로운 날개도 없는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보면 그저 ‘결함투성이’다. 이 치명적인 약점을 메우기 위해 우리는 옷을 입고, 칼을 쥐고, 비행기를 만들었다. 기술은 인간의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피할 수 없는 운명인 셈이다.


흔히 인간이 도구를 발명했다고 생각하지만, 스티글러의 관점에서는 그 반대다. 도구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문헌정보학적 관점에서 볼 때, '기억'이라는 추상적인 능력 역시 문자와 종이라는 '외부 보철물'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고도화되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외부 사물에 투사하고, 그 사물에 의존하며 진화해 온 '기술적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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