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축을 찾아서

디지털 시대의 세계의 축

by 김경훈


고대인들에게 세상은 무질서한 혼돈이 아니었다. 그들은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거대한 수직의 통로가 존재한다고 믿었다. 라틴어로는 '아크시스 문디(Axis Mundi)', 즉 '세계의 축'이다.

형태는 다양했다. 플라톤은 다이아몬드로 된 빛나는 기둥을 상상했고, 힌두교도들은 '인드라드바자'라는 깃대를 세워 신들의 승리를 기념했으며, 샤먼들은 하늘로 오르는 사닥다리를 놓았다. 그리스의 헤르메스가 든 지팡이(카두케우스)에서는 두 마리의 뱀이 축을 감고 올라가며 대립하는 에너지의 균형을 이뤘다.

이 모든 상징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인간은 땅에 발을 붙이고 살지만, 끊임없이 '위'를 지향하며 초월적인 세계와 접속(Access) 하기를 갈망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세계의 축은 우주의 중심이자, 존재의 뿌리였다.



문헌정보학의 역사에서 도서관은 오랫동안 지적 세계의 '세계의 축' 역할을 수행했다.

지식은 흩어져 있으면 잡동사니에 불과하지만, 분류법이라는 기둥을 중심으로 정리되면 체계를 갖춘다. 000(총류)에서 900(역사)에 이르는 십진분류법은 인류의 모든 지식을 수직적으로 쌓아 올린, 현대판 '다이아몬드 기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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