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국면을 십진법의 편의로 나누어 돌아본다. 어려움의 정도를 따진다. 어떤 십 년도 만만한 것은 없었다. 한 관문을 어렵게 통과하면 다른 관문이 더 크게 버티어 섰다. 십 대 전, 십 대, 이십 대, 삼십 대, 그리고 사십 대. 지금까지의 삶은 난이도가 계속 더해지기만 했다. 별 것 없이 고단한 하루 가운데 만나는 모든 연장자들, 대단하다. 끝없이 우상향 하는 난도의, 언제 귀띔 없이 끝날지 모르는 연습 없는 실전을 어떻게든 극복해 온 이들이구나. 나도 저들의 단계에 이를 수 있을까. 그때가 되면 어려움이 조금은 손에 익을까. 아니면 달려온 관성으로 여전히 우상향일까.
아버지가 많이 아프다. 아버지 몸 아픈 것보다 들어갈 돈부터 걱정해야 함이 참담하다. 없는 집안에 능력 어중간한 남자에게 시집온 여인에게 많이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