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버이날이네요.
어려서는 엄마 아부지께 빨간 꽃 드리고 어색한 글줄 편지에 써서 드리는 날 정도였습니다.
인생 반환점 지나는 때쯤 되니까 비로소 그 의미가 마음에 옵니다.
나 하나 키워내려고 울 엄마 아부지 모진 세상에서 이 악물고 버티어 오셨구나.
그래서 울 아부지 틀니가 그렇게 일렀구나.
알뜰한 아내가 잡화점에서 개당 오천 원 주고 저렴하게 구입한 화분에 종이돈 몇 장 넣은 봉투 끼워 어제저녁 장모님, 오늘 아침 모친에게 드렸습니다.
일 마치고 학교에 다녀오느라 귀가가 늦어 장모님과는 대면하지 못했습니다.
아침에 전화드려서 손녀딸 키워주시는 것, 딸 사는 집 살펴주시는 것 참말로 감사하다 새삼 인사드렸습니다.
사춘기가 와 퉁명스럽기 그지없는 하나뿐인 딸아이에겐 어버이날 편지나 꽃 따위 기대하지 않았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제가 대신 메신저로 아내에게 엄마 노릇하랴, 나가서 돈 벌어오랴 이번 생에 고생이 너무 크다고 위로했습니다.
세상에 모든 아비, 어미 되어 고단한 분들을 감히 치하하며 작은 위로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