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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Mar 15. 2019

내 월급만 작고 귀여운 걸까?

현실을 직시하고 능력을 쌓아야 한다

월급날. 직장인이라면 가장 기다려지는 날 중 하나다. 직장에서 한 달간 고생한 대가를 돈으로 지급받는 날.

그런데 통장에 이체된 금액을 보면 왠지 씁쓸하다.


"이게 정녕 내 월급인가?"

"앞자리 숫자가 잘못 기재된 것 아냐?"

"내가 얼마나 어렵게 입사했는데"


슬프지만 이게 현실이다.


연봉 3000? 연봉 4000?

대학 졸업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당시 졸업하고 취업한 선배들에게 철없는 질문을 하곤 했다.


"선배, 연봉 3000 넘어요?"

"어? 그거보단 더 받아"


당시에 신입 연봉 3,000만 원을 준다고 하면 괜찮네. 4,000만 원이면 많이 준다는 분위기였다.(강산이 한번 변하고 남을 시간이 지났는데 지금도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게 아쉽다)


세금이나 실수령액의 개념이 없던 시절이다. '연봉 3,000만 원이면 12개월로 나누면 월급이 250만 원, 연봉 4,000만 원이면 약 333만 원'


나 혼자 이런 단순 계산을 했다. 한 달 용돈 30만 원 전후로 사용하던 대학생이 저런 월급을 받으면 금방 부자가 될 수 있겠다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었다. 게다가 공대생이었던 나는 선배들이 대부분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보면서 학교를 다녔다.


첫 월급, 이거 잘못된 것 아냐?

군대에서 소위로 임관하고 내 인생의 첫 월급을 받았다. 교육기관에 있던 당시 월급날 동기들과 ATM기로 신나게 달려갔다. 통장을 넣고 임금 된 금액을 확인했다. 내 눈을 의심했다.


"육군 경리단 1, XXX, XXX원"


교육기간이라 정식 급여가 아니었다. 하지만 자대로 배치받고 중위로 진급을 해도 급여는 내가 생각했던 급여보다 적었다.(물론 군 복무 중에는 의식주를 부대에서 해결하니깐 큰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사회생활 첫 월급, 많이 오를까?

전역을 하고 첫 직장에 들어갔다. 인턴기간을 거치는 동안 또 월급은 한없이 초라했다. 시간이 지나 정직원으로 전환되었다. 인센티브나 수당도 붙었다. 급여가 올랐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월세, 식대, 교통비, 생활비, 용돈.. 서울에서 생활하니 돈을 모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특별히 산 것도 없는데 항상 이랬다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


2번의 이직을 했다. 경력직이 아닌 중고 신입으로 이직을 하면서 내 월급은 계속 그 자리를 맴돌았다. 연봉이라고 명시된 금액에서 세금을 제하면 실수령액은 적었다.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명절 상여금, 정기 상여금 등을 연봉에 포함시키는 회사도 있었다.


요즘 말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서) 4,000 이런 말이 있더라. 한마디로 전년도 원천징수 영수증을 뽑아보면 회사에서 받은 모든 돈이 나오는 것을 뜻한다. 통상 연봉은 저 금액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걸 받아보고 또 한 번 충격을 받는다.


"많이 줬다고 나와있는데 그 돈 다 어디 갔나?"


평균 연봉은 아무 의미가 없다

대기업 평균 연봉, 중소기업 평균 연봉, 직업별 평균 연봉, 업종별 평균 연봉.. 통계자료를 인터넷에서 종종 볼 수 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 기업에서 1년간 지출한 인건비를 임직원 수로 단순히 나눈 것이다.


예를 들어 임원 1명, 직원 9명 총 10명이 근무하는 기업이 있다고 하자. 18년도 연간 인건비가 10억이다.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이 나온다.

그런데 임원 1명의 연봉이 5억이라면 어떻게 될까? 나머지 5억으로 9명의 연봉을 지급하게 되는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 연봉 5500만 원. 그런데 9명도 직급, 직책, 직무,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신입사원은 연봉 2000만 원을 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신입사원이 작고 귀여운만큼 월급도 딱 그만큼이다.

게다가 같은 직급이라도 고과, 성과, 직무, 직책에 따라 급여가 천차만별이다. 똑같은 대리라도 연봉 1000만 원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차이가 커진다.


암울한 현실을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부모님 세대는 취업하면 끝이었다. 경제가 성장하고, 회사가 성장하니 월급도 계속 높아졌고, 자리도 많아졌다. 승진하지 못해도 버티고 다닐 수 있었다.(IMF라는 벽을 만나기 전까지..)


지금은 달라졌다. 경제가 나빠지고, 회사는 매년 위기를 외친다. 영업이익을 챙기고, 비용을 절감한다. 인력을 감원하고 부서를 통폐합한다. 자리가 줄어들고 인사 적체가 계속된다. 회사는 저성과자를 솎아낸다. 급여를 깎고, 압박을 주어 회사 밖으로 밀어내려고 한다.


남들처럼 일하고 적당히 하다가는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 계속 공부하고 배우고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지금 자리도 장담할 수 없다. 매 순간 긴장해야 한다.


경쟁이 싫어서 퇴사했어요?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내가 공부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이다. 배우면서 계속 능력을 쌓아가야 한다. 회사에서 경쟁이 싫고 힘들어서 퇴사를 한다는 사람도 있다. 회사를 나가면 경쟁하지 않아도 될까? 회사에서 비슷한 사람 수십 명과 경쟁이라면, 회사 밖에서는 초능력자 수천, 수만 명과 경쟁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감당할 수 있겠나? 세상에는 이런 녀석들이 득실거린다고..


이직이든, 사업이든, 고시든, 공시든 만만한 게 하나도 없다. 어디서든 기승전 공부고, 실력이다. 갈 길이 멀다.







※ 드래곤볼 이미지 출처 : https://sonoban1101.blog.me/70108365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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