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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Jul 16. 2019

직장에서는 "왜?"라는 질문하면 안 돼요?

좀 그렇다

"왜?"라고 질문하라고 배웠잖아

책을 읽거나, 교육을 들으면 "왜"라는 질문이 일을 할 때 필요하다고 공통적으로 이야기한다. 

"왜 문제가 일어났나?"
"왜 실적이 떨어졌나?"
"왜 팔리지 않나?"
"왜 퇴사율이 늘었나?"

신입사원 때 상사들은 대부분 그렇게 이야기했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해"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왜"라고 물으면 상세하게 설명해주기보다 귀찮은 표정을 짓기 일쑤였다.

'하라면 그냥 하면 되지 피곤하게 따지긴..'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도 "아~ 그냥 까라면 까" , "초등학생이야?"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왜?"라는 질문이 필요한 이유

하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 일을 왜 해야 하는지를 알고 시작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다르다. 왜 영화에서도 중요한 미션을 앞두고 높은 사람이 요원들에게 임무의 중요성에 대해 브리핑을 하지 않는가?


복사나 출력 같은 단순 업무까지 이유를 설명해 줄 필요는 없다. 다만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업무의 경우에는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이 업무를 잘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생각한다. 


본부에서 "이런 방법으로 언제까지 업무를 하세요"라고 업무가 내려오면 부서에 전화를 건다. 그러고는 질문을 쏟아낸다.

"왜 하는 거예요?"

"이유나 배경이 뭐예요? 어디 쓰는 자료예요?"

"이런 방법으로 하면 안 돼요?"


대개는 실무자가 전화를 받는 사람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 사원이나 대리급 담당자는 


"확인해보겠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대리급이나 과장급 이상이 되면 어느 정도 설명을 해준다.(차장급 이상은 내가 혼난다.)


업무를 내리는 사람들도 왜 하는지 모르거나, 왜 해야 하는지 설명을 하지 않고 업무를 내린다는 것이다.  


그걸 "왜"의 조각들을 모아서 정리한 다음에 우리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한다. 왜 해야 하는지 나도 잘 모르는 일을 직원들에게  

"아몰랑~ 그냥 하라는 데로 하세요" 

라고 하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설득되지 않은 일을 지시한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업무를 지시하는 것도 일종의 설득이기 때문이다. 설득하지 못하면 직원들도 하기 싫고 건성건성 한다. 만약 왜 해야 하는지 마땅한 답변을 듣지 못하면 스스로 적당한 이유를 찾아서 그럴싸하게 직원들에게 이야기한다. 이 모든 것이 그 일을 잘하게 하기 위함이다. 직 월들 개개인이 다 똑똑하고 생각을 한다. 더 이상 "까라면 까"가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모두 각자의 입장이 있다

요즘 들어서 업무를 받으면 상사나 본사에 전화를 하는 일이 잦아졌다. 덩달아서 통화 중에 목소리 톤이 올라가는 일도 늘었다. 물론 상사나 본사 담당에게 화가 난 것은 아니다. 


"무슨 생각인지 알아. 나도 네 의견에 동감해. 그런데 어쩌겠어?"

"아~오!!! 위에서 내려온 지시사항이니 하겠습니다. 그런데.. 좀 그래요"


내 위치나 역량으로 윗사람들이 생각하는 업무의 큰 흐름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럴 수 있다. 그게 아니면 내가 모르는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내려오는 업무일지도 모른다.



슬프지만 회사에서 왜라는 생각을 줄이려고

요즘은 일을 할 때 "왜"라는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 생각을 할수록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과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 때문이다. 최대한 생각을 비우고 기계적으로 일하려고 노력 중이다. 회사에서는 토 달지 않고 시키는 것을 잘 해내는 사람을 선호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실제로 스트레스 적게 받고 잘 버틴다.


예전에 당돌하게 임원에게 따지고 든 적이 있다. 

"창의적인 생각과 업무를 제안하라고 하시고 왜 다 자릅니까?"


그랬더니 그분이 싸늘하게 말했다.

"창의적인 생각은 회사에서 아이디어 제출해라고 할 때나 해"


평소에는 기계처럼 생각 없이 일하다가 "이 아이디어 갖고 와" 할 때 창의적으로 변해서 업무를 하라는 뜻이다.


"그게 말이 되나? 에라이! 욕하고 싶지만 현실이다"  


하지만 회사에서 왜라는 생각을 하지 않다가 정말 바보가 될 것 같아서 퇴근 후에는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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