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취향일 뿐
나이트(또는 클럽) 이야기
어제 직장 사람들과 점심을 먹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떻게 "나이트(또는 클럽)"으로 주제가 옮겨갔다. 각자 자신의 경험과 무용담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꽤나 흥미진진했다.
음주가무와 친하지 않은 나로서는 어디까지 사실인지, 허풍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6차까지 술을 마신 이야기
룸에서 수백만 원을 쓴 이야기
하룻밤 사이 몇 명의 이성을 만난 이야기
기타 등등..
난 눈을 휘둥그래 뜨고 그저 끄덕끄덕 거릴 뿐이었다.
나도 가봤다
한참 떠들던 사람들은 왜인지 시선을 나에게로 돌렸다.
"이 소장도 나이트 가봤어?"
"아유~ 그럼요. 저도 가봤죠"
"술도 안 마시고, 맨날 땡 하면 집에 가는데 언제 갔대?"
"..."
얼떨결에 대답은 했다만, 언제인지 머릿속 뿌연 먼지를 헤치고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대학교 졸업할 때쯤 1번, 군대에서 1번, 첫 직장 때 회사 사람들과 1번.
그것도 벌써 10년 전쯤 된 것 같다.
술 못 마시고, 춤도 못 추고, 시끄러운 곳 싫어하고, 돈 펑펑 쓰는 것도 싫고, 말재주도 없어서 나랑 영 어울리지 않았다.
사람들이 언제 갔냐고 닦달하기에 그냥 20대 때 가본 적 있다고 얼버무렸다.
"저는 그쪽이랑 안 맞는 것 같아요"
"그럼 어디서 여자 만나? 도서관 가서 만나?"
사람들이 웃어댔다.
'아니 무슨 여자를 만나? 회사에도 여자, 집에 가도 다 여자인데, 뭘 여자를 더 만나?'
여자는 더 안 만나도 된다.
다만 축구, 농구, 테니스, 탁구를 즐길 남자들이나 몇 명 사귀었으면 좋겠다. 수컷 냄새 물씬 나던 고등학교 때와 군대 시절이 그립다. 그때는 딱 한마디면 충분했다.
"야~ 축구할 사람?"
* 나이트(또는 클럽)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개인의 취향입니다. 안 좋아하고, 안 맞는 사람도 있습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조금 불편했을 뿐입니다. (저도 맨날 술 마시고, 담배 피고, 돈 펑펑 쓰고, 모르는 이성 만나고, 운동 안 하고, 책 안 읽는 사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