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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May 31. 2016

인간관계


 많은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었다.


그래서 먼저 연락하고, 만나서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는 것을 즐겼다. 함께 밥 먹고, 술 마시고, 차 마시고, 이야기하고, 운동하고, 여행을 갔다. 대인관계를 넓히는 것이 즐거웠다. 새로운 모임에 나가서, 사람들을 사귀고, 먼저 다가섰다. 그 사람들에게 맞추어서 살았다. 연락처가 1000을 넘어섰고, SNS의 친구들도 수백 명으로 늘어갔다. 점심을 두 번씩 먹기도 하고, 하루에 약속을 3개씩 하기도 했다. 영원할 것만 같았다.




서울을 떠났다.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자연스레 연락과 만남은 줄어들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다. 친목 모임은 대부분 서울에서 이루어지고 참석하지 못했다. 결혼하고 자녀가 있는 친구들은 이해를 하지만, 아직 미혼인 친구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매일 붙어서 살던 사람들이 남남이 되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다. 가끔 SNS에서 근황은 볼 수 있지만, 말 한마디 나누지 않은 관계로 변해버린 관계가 신기하다. 저 사람과 내가 친했던가? 연락하기에도 어색하다.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지내는 사람들이 5%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연락하고 만난다면 관계가 회복되는 사람이 5% 정도.  아마도 그중에서 80%는 평생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10%는 경조사 때 한 번쯤 마주칠 수도 있겠지.




요즘은 새로운 인간관계를 넓히는데 에너지를 많이 쏟지 않는다. 그렇게 공들이고 친해져도 다시 희미해져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잊힐 수도 있고, 잊히지는 않지만 그저 알고만 지낼 수도 있다. 그래도 현재에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한 가지 더 알게 된 생각. 소원해진 관계가 회복되려면 두 가지만 있으면 된다.

1) 그들에게 베풀 돈(단순히 돈 많고 쓰지 않으면 욕만 듣는다)
2) 그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능력(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연락이 오고 만나러 온다)


내가 별 볼일 없을 때 연락 오고, 곁에 남아있는 사람은 평생 같이 갈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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