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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Jun 04. 2016

사진을 왜 찍어요?


사진을 찍는 것을 참 좋아한다. 고등학생 때는 아버지의 디카를 몰래 가지고 나가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었고, 대학생 때는 DSLR을 메고 출사를 다니기도 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틈틈이 딸과의 추억을 남기고 있다.


내가 사진 찍는 이유는 단순하다.

눈앞에 보이는 모습을 현재의 마음과 함께 남기고 싶어서


지금 눈앞에 펼쳐진 이 모습과 마음이 곧 사라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런 경험과 아쉬움들이 커져간다. 지금은 매립되어서 사라진 할머니 댁과 어린 시절을 보낸 앞바다, 재개발로 허물어진 어릴 때 살던 집은 컴퓨터 속에 저장되어 있다. 혼자서 예전에 찍어둔 사진을 보면서 남겨두길 잘했다며 웃음 짓곤 한다. 


지금 서 있는 이 공항도 언젠가 폐쇄될지 모른다는 마음에 찍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억이 많이 남아있기에.. 배낭여행을 처음 떠나던 곳도, 신혼여행을 떠나던 곳도, 가족여행을 떠나던 곳도 이 곳이다. 사라진다면 슬프겠지만 사진은 남아 있으니 위로가 된다. 




영원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이 변해간다. 하지만 사진 속의 모습은 변하지 않고 오래 남는다. 사진 속의 나는 여전히 어리고 행복하다. 멋진 배경은 그대로 일 것이며, 함께하는 사람들도 계속 함께 할 수 있다.


사라지는 것을 붙잡을 수는 없지만 조금 더 연장하고 싶은 안타까운 마음에 계속 사진을 찍어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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