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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Jun 01. 2016

남자의 질투


엊그제가 친구의 생일이었다. 멀리 있어서 출근길에 전화로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그날 점심시간 다른 친구와 통화할 일이 있었는데, 생일인 친구 축하해줬는지를 나에게 물었다. 별생각 없이 아침에 통화했다고 했다. 

이야~ 빨리도 연락했네..

그 말투 속에서 나는 그 친구의 섭섭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그 친구의 생일에는 밤늦게 겨우 축하 카톡을 보냈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나의 불찰이다.




문득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이 떠오른다. 당시에는 크리스마스 전날 친구들 간에 카드를 주고받는 게 유행이었다. 카드를 몇 장 사면서 벨소리가 나는 특별한 카드를 한 장 샀다. 다른 카드가 300~500원 할 때 1500원짜리였으니 꽤나 비싼 카드였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특별한 카드를 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왠~열


그 친구는 나에게 평범한 카드를 주고 다른 친구에게 벨소리 나는 카드를 주는 것이 아닌가? 나 혼자만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마음이 많이 상한 나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눈물을 찔끔 흘렸다. 친구에게 처음 질투라는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그 이후 나는 가장 친한 친구라는 말이 조심스러웠다. 그냥 다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물론 사람이라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가는 친구는 있겠지만..




이제는 친구들 사이에서 내가 가장 친하거나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굳이 그 친구에게 1순위가 아니면 어떤가? 친구 간에 순위는 의미가 없다. 그냥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소중한 벗이다.




※ 섭섭해하는 친구에게는 사과와 함께 다음에 놀러 오면 꼭 고기를 사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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