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가 친구의 생일이었다. 멀리 있어서 출근길에 전화로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그날 점심시간 다른 친구와 통화할 일이 있었는데, 생일인 친구 축하해줬는지를 나에게 물었다. 별생각 없이 아침에 통화했다고 했다.
이야~ 빨리도 연락했네..
그 말투 속에서 나는 그 친구의 섭섭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그 친구의 생일에는 밤늦게 겨우 축하 카톡을 보냈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나의 불찰이다.
문득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이 떠오른다. 당시에는 크리스마스 전날 친구들 간에 카드를 주고받는 게 유행이었다. 카드를 몇 장 사면서 벨소리가 나는 특별한 카드를 한 장 샀다. 다른 카드가 300~500원 할 때 1500원짜리였으니 꽤나 비싼 카드였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특별한 카드를 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왠~열
그 친구는 나에게 평범한 카드를 주고 다른 친구에게 벨소리 나는 카드를 주는 것이 아닌가? 나 혼자만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마음이 많이 상한 나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눈물을 찔끔 흘렸다. 친구에게 처음 질투라는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그 이후 나는 가장 친한 친구라는 말이 조심스러웠다. 그냥 다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물론 사람이라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가는 친구는 있겠지만..
이제는 친구들 사이에서 내가 가장 친하거나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굳이 그 친구에게 1순위가 아니면 어떤가? 친구 간에 순위는 의미가 없다. 그냥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소중한 벗이다.
※ 섭섭해하는 친구에게는 사과와 함께 다음에 놀러 오면 꼭 고기를 사기로 약속했다^^